"인기 만발 '랩어카운트', 투자자 보호 시급"

속보 "인기 만발 '랩어카운트', 투자자 보호 시급"

박성희 기자
2010.06.16 10:46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와 혼동..투자자 피해 우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랩어카운트상품에 대한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승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16일 '랩어카운트 부각과 투자자보호' 보고서에서 "은행법 개정으로 은행이 랩어카운트 시장에 참여하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상품이 다양해질 전망"이라며 "투자자는 펀드와 랩 상품을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랩어카운트란 투자일임업자가 지속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모니터링하고 주문을 내 고객 자산을 개별 관리해주는 자산관리 상품이다. 금융위기 이후 자산관리 중요성이 부각되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증권사를 중심으로 랩 상품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랩 상품 계약자산은 전년동기 13조3160억원에서 21조9280억원으로 64.7% 급증했다. 고객수도 50만1504명으로 전년동기 47만1260명보다 6.4% 늘었다.

랩 상품은 그동안 금융위원회에서 투자일임업을 등록한 금융투자회사와 인가를 받은 보험회사만 취급이 가능했으나 지난 달 은행법 개정으로 은행도 투자일임업 겸영이 허용될 전망이다. 오는 11월 18일 시행령이 개정되면 펀드 판매 감소로 고심하던 은행도 랩 상품 취급이 가능하게 된다.

이 연구위원은 "랩 상품은 투자자와의 1대 1 계약으로 맞춤형으로 운용돼 고객들의 돈을 모아 운용사가 공동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펀드와 큰 차이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동일한 상품으로 인식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증권사에서는 최소 투자금액을 낮추거나 소액 투자자를 위한 적립식 랩어카운트를 내놓고 있다. 게다가 랩의 복잡한 구조 및 수수료 체계 등으로 투자일임사가 일괄 제공한 포트폴리오를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수동적으로 따르는 경우가 일반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결국 고객의 구체적인 요구에 따라 운용돼야 할 랩이 실제 펀드처럼 운용사 마음대로 운용되거나 합동 운용될 여지가 있어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랩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져 수수료 인하 경쟁 등으로 성과보수 체계가 많아지면 투자일임업자가 위험을 추구할 가능성이 커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랩의 경우 투자자가 HTS(홈트레이딩시스템) 등에서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투자자에게 책임이 전가될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펀드는 자본시장법 아래 공모펀드의 분산투자원칙, 수익자총회 규정 등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된 반면 투자일임인 랩은 맞춤계약 상품이어서 운용상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연구위원은 "감독당국이 랩 상품이 고유특성에 맞게 판매, 운용되는지를 지속적으로 감독해야 한다"며 "매매체결 단계부터 펀드와 구별되게 랩어카운트의 집합주문 허용규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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