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회복했다. 2년3개월 만이다. 2년이 넘는 여정 끝에 지수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6월로 돌아갔다.
1800선 회복은 증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1년만인 지난해 9월 코스피지수 1700선을 되찾은 증시는 10개월에 걸친 힘겨운 1700선 사수 과정을 거쳐 지난 7월 1700선에 안착했다. 지루한 박스권에서 몸부림치던 지수는 1700선 안착 이후 2개월 만에 1800선을 회복하며 추가 반등이냐 되돌림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증권가에서는 추가 반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고질처럼 도사리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지수도 1800을 기점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는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2000선 언저리까지 접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키움증권(418,500원 ▼13,500 -3.13%)과 솔로몬투자증권은 2000선 도달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증권과삼성증권(94,500원 ▼3,300 -3.37%)등도 연말까지는 1900선 이상까지 지수가 오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급하게 반등하기 보다는 천천히 글로벌 경기 상황을 확인하는 '황소걸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리스크가 축소돼 '더블딥' 우려가 줄면서 증시가 더디지만 꾸준히 상승계단을 밟고 있다"며 "국내증시는 1800선은 돌파했지만 여전히 상승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급하게 오르는 것 보다는 완만한 상승이 낫다"며 "미국의 경기 회복도 상당히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수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업종이나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증시를 이끌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는 자동차가 질주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계와 정유, 해운 등이 주도주로 등장할 것으로 본다. 1700선까지 1차랠리를 이끌었던 전기전자(IT)가 체력을 되찾으면 지수 상승세는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다른 전문가들은 엔고 수혜업종과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모든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하반기 이후 조정을 받는 IT주가 뒷심을 발휘하면 지수 반등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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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주목할 대목은 1800선까지 상승을 이끈 외국인의 동향이다. 외국인은 올들어 코스피시장에서 8조6000억원을 순매수하며 국내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연기금도 투신이 주식형펀드 환매 열풍 속에서 10조4000억원을 순매도할 때 6조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막았다.
문제는 켜켜이 쌓인 주식형펀드 환매 대기 물량이다. KB증권 등에 따르면 지수대별 주식형펀드 환매 예상 대기 자금은 1800~1850 6조1000억원 △1850~1900 7조3000억원 △1900~1950 8조8000억원 △1950~2000 3조5000억원 △2000~2050 1조7000억원이다. 1800선 위로 27조원 이상이 '펀드 탈출'의 기회만 엿보고 있다.
주식형펀드 환매 대기와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자생력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점, 1700선 회복 이후 1800선을 되찾기까지 10개월 가량 박스권에서 맴돈 점 등을 감안하면 1800대에서도 지루한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이원일 알리안츠자산운용 대표이사는 "금융위기가 엄습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시간이 요구된다"며 "금융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라 영향력을 발휘하며 불씨가 곳곳에 살아 있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