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실권 예상한 투자자들 물밑 접촉..'저가 메리트+재무구조 개선 기대'
더벨|이 기사는 10월06일(15:43)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한전선(45,900원 ▲2,350 +5.4%)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오너 일가가 보유한 신주인수권증서를 사기 위해 그린손해보험 등 복수의 투자자들이 뜨거운 물밑 인수경쟁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량 실권이 예상되는 오너 일가의 신주인수 권리를 매입하면 싼 값에 대한전선의 지분을 확보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그린손해보험과 관계사인 토마토디앤씨, 뷰티르샤는 지난 달 28일 장외에서 대한전선 오너 일가가 보유한 신주인수권증서 770만주를 매입했다. 신주인수권증서는 기업이 신주발행시 기존주주 또는 제3자에게 신주의 청약을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증서다.
설윤석 대한전선 부사장과 동생인 설윤성씨, 모친인 양귀애 명예회장, 그리고 대한전선 100% 자회사인 티이씨리딩스(구 삼양금속)가 보유중이던 신주인수권증서는 모두 합해 약 2400만주. 이 중 770만주는 그린손해보험 등에 넘긴 셈이다. 약 1000만주 가량은 증권사 프랍 트레이더들과 제도권 밖 투자자들이 10개 주관사를 통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투자자들은 기존 대주주들에 배정된 금액이 커 실권의 확률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일찌감치 신주인수권증서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을 벌였다. 게다가 대주주들은 앞서 진행됐던 전환우선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참여하며 실탄을 소진한 탓에 이번 유상증자에 대한 참여 부담도 컸다.
다만 오너 일가 지분율이 40%(티이씨홀딩스 포함)를 웃돌 정도로 높아 이번 유상증자에 굳이 적극 참여하지 않더라도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 실제 대주주가 증자에 일부만 참여해 지분율은 40%대에서 30% 초반대로 하락하게 되지만 50% 이상은 소액 투자자들로 구성돼 경영권이 위협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대한전선 신주인수권증서를 매입한 기관들은 18일 신규 상장일에 배정받은 물량을 발행가인 주당 5000원에 매입할 수 있다. 대한전선 전일 종가는 6800원으로 발행가와 36%의 차이를 보였다. 기관들은 대한전선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상승의 여지가 크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배정 후 발생한 실권주에 대한 일반공모에 기관들이 참여할 경우 그닥 많은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도 깔려 있었다. 실제 전날 마감된 일반공모에는 시중자금 4조원 가량이 몰리며 약 5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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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재 그린손해보험 자산운용부문장은"대주주 측의 실권을 예상해 신주인수권증서 인수를 제안했었다"며 "대한전선의 연간 에비타는 1000억원 수준으로 차입금 축소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가치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간 매출이 2조5000억원 가량인 대한전선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0.6배 수준으로 매출이 4~5배 적은 일진전기의 PBR이 1.4인 점을 감안하면 저평가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린손해보험은 보유하게 될 대한전선 지분을 재무구조 개선이 문제없이 진행되는 한 장기간 가져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