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한국車 관세 철폐 시한 5년으로 연장

한미 FTA, 한국車 관세 철폐 시한 5년으로 연장

송정훈 기자
2010.12.04 14:28

무역대표부, 홈페이지 통해 합의내용 일부 공개..우리 정부는 공식 발표 없어

한국과 미국이 지난 3일 타결된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에서 한국산 승용차에 대해 미국 측이 물리는 관세철폐 시한을 기존 0~3년에서 5년으로 연장키로 합의했다.

양국은 또 한국에서 판매되는 미국 차 가운데 미국의 안전기준을 통과했을 경우 곧바로 한국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물량도 기존의 4배 수준인 2만5000대로 확대한다.

아울러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마련해 급격한 수출 증가로 미국 자동차 업계가 입을 타격을 최소화하는 조항도 들어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일 오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미 FTA 추가협상 합의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이는 기존 2007년 협정 내용에 비해 미국측 요구안을 상당 수준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이번 추가협상(supplemental agreement)을 통해 자동차 세이프가드, 관세철폐, 안전기준 등 9개 분야에 걸쳐 합의를 봤으며, USTR은 이날 발표에서 미국이 얻은 것 위주로 공개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 홈페이지 내용은 공식 발표라기보다는 미국측이 얻어낸 내용만을 일부 공개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협상단이 한국에 돌아오는대로 검토를 거쳐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USTR 발표에 따르면 양국은 이번 합의에서 미국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배기량에 상관없이 관세철폐 시한을 5년 이내로 늦췄다. 지난 2007년 체결된 FTA 협정문에서 3000cc 이하 한국산 승용차는 FTA 발효 즉시, 3000cc 초과 승용차는 3년 이내에 2.5%의 관세를 철폐키로 한 것이 비해 시한을 연장한 것이다.

10년간 25%의 관세를 매년 2.5%씩 단계적으로 감축키로 했던 트럭에 대해서도 FTA 발효 후 8년간은 25%를 그대로 유지하되 9,10년째에 단계적으로 철폐토록 조정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부과하는 8%의 관세를 당초 즉시 철폐키로 했었으나 이번 합의에서는 4년 동안은 4%로 감축하고 5년째에 완전 철폐토록 했다고 USTR은 전했다.

지난 2007년 협정문에서 10년간 철폐키로 했던 미국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관세(8%)도 철폐기간을 앞당겨 4년 동안은 4%로 절반 감축하고 5년째에 모두 철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내용들이 전반적으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한국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급속확대로 인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충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은 또 한국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자동차의 자가인증 허용범위를 연간 판매대수 6500대에서 2만5000대로 4배 이상 상향 조정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연간 2만5000대 미만 판매되는 미국 자동차는 미국의 안전규정을 통과하면 곧바로 한국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또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연비, 배출가스 등 환경기준 적용에 있어서도 한국은 2007년 합의 이후 강화한 기준에 대해서는 미국 차가 목표의 119%만 달성하면 기준을 모두 충족한 것으로 간주키로 했다.

아울러 자동차 관련 새로운 규정을 도입할 경우 한국은 미국업체가 이에 적응할 수 있도록 12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는 통상 6개월의 기간을 권고하고 있다.

양국은 또 지난 2007년 협정문에 없었던 자동차 관련 특별 세이프가드 규정을 이번에 신설했다. 새 규정에 따르면 일반 세이프가드의 적용기간은 10년이지만 자동차 세이프가드는 관세 완전철폐 이후 10년간 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승용차의 경우 총 15년, 픽업트럭은 20년간 적용이 가능하다.

일부 자동차 제품에 대해서는 한번 이상 세이프 가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일부 자동차 제품는 일반 세이프가드(3년)보다 긴 4년간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번 한미 FTA 합의에서 한국은 자동차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 측에 상당부분 양보하는 대신 농산물 등 일부 분야에서 한국의 요구를 관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