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선진국 자금 이동, 차익실현이 원인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연일 매도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7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순매도 규모 3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특히 지난달 말 부터 순매도를 이어오면서 연간 누적 매매도 전날을 기준으로 순매도로 돌아섰으며 이날까지 누적 순매도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외국인들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고 옵션만기일을 맞아 장막판 프로그램 매물이 4500억원 가량 쏟아지면서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08포인트(1.81%) 하락한 2008.50을 기록, 연중 최저치로 내려 앉았다.

◇외국인 순매도 '왜?'-이같은 외국인들의 순매도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이머징마켓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이동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머징 국가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려과 이에 따른 긴축 우려감이 확산돼 있는 것과 달리 선진국 시장의 경우 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고 금리정책 역시 여전히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정책리스크가 낮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금리인상에 대해 시장이 크게 반응한 것도 중국 금리인상 이벤트 자체보다는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의 금리인상 추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중국의 전격 금리인상 이후 대만, 한국, 인도 등이 줄줄이 금리를 인상했다.
또 국내 주식시장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려 오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전기전자나 석유화학 업종 등 상승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환차익을 기대하고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들이 많았지만 최근 원/달러환율이 1100원선에 근접하면서 환차익 기대감이 줄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순매도를 자극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자금이탈, 언제까지?-증시관계자들은 글로벌 자금 흐름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추가로 매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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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증시도 외국인들이 아시아 신흥시장 전반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과 긴축 부담을 갖고 있는 데 대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좀 더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이 이머징 국가 내에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안정되고 시장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지 않아 강도 높은 순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는 중국 금리인상이 단행되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이번주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글로벌 자금 흐름이 이머징시장에 불리하긴 하지만 인도, 태국 등 외국인 매도가 강도높게 진행되는 국가와 한국 증시는 차별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글로벌 펀드 내 이머징시장의 비중이 정체되고 있는 데 반해 글로벌 펀드 내 한국 비중은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선진증시로의 유동성 재편은 이머징 증시에 부담이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