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큰손 태국, 한국 떠나나

채권 큰손 태국, 한국 떠나나

최명용 기자
2011.03.02 07:30

태국 한국 채권 투자 14.8조원 2위..스프레드 축소+이자소득세 부활로 매력 급감

채권 시장의 큰 손 태국이 한국을 떠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태국과 한국 간 국채금리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줄어들면서 태국 투자자들의 한국 채권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의 국채 이자소득세 면세 철회가 결정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태국의 한국 국고채 투자는 지난 2008년부터 급격히 늘었다. 2007년 9402억원 수준에서 2008년 9조원, 2009년 16조7440억원까지 급격히 늘었다. 2009년엔 미국(8조9787억원)에 비해서도 월등히 많은 규모의 채권을 보유해 태국이 국가별 한국 채권보유량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해엔 태국의 한국국채 보유액이 14조8732억원으로 11.1% 감소하면서 2위로 내려앉았다. 대신 포트폴리오 배분 차원에서 한국물 투자를 늘린 미국이 15조2108억원의 채권을 보유해 한국 국고채 투자 1위가 됐다.

태국이 유달리 한국 채권에 투자를 많이 한 까닭은 양국간 금리 차이에 따른 차익거래 때문이다. 2009년 태국의 국고채금리는 1% 내외에 불과했고 한국은 3%가 넘었다. 태국 현지에서 채권 투자를 하는 것에 비해 한국 채권을 투자하는 것이 월등히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태국에서 한국으로 자금(달러)을 이송해 채권 투자를 할 경우 국채금리 3%에서 통화스왑에 따른 비용(CRS금리)을 제한 2%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2009년 5월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국고채 투자 시 이자소득세 면제가 큰 효과를 발휘했다. 이자의 15%를 소득세로 부과하던 것을 면제해주면서 실투자액 대비 50bp(0.50%)의 추가 이익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2009년까지 태국 자산운용사들은 거의 매월 3~5개씩 한국 채권 투자 펀드를 출시했다. TISCO자산운용의 경우 지난해 7월까지도 한국 국고채투자펀드를 출시했다. 크룽타이자산운용은 지난 2009년 8월 29억바트 규모의 펀드를 모집해 한국 채권에 투자했고 카시콘(Kasikorn)자산운용도 한국 채권 투자에 집중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경제가 리먼 사태 이후 선진국에 비해 오히려 빠르게 경제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선진시장보다 더 인기가 좋았다"며 "선진국은 오히려 한국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태국이 단기적으로 한국 채권 시장에 큰손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태국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태국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 국채에 대한 매력도가 급감하고 있다. 태국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4차례 인상했고 지난달엔 2.0%에서 2.25%까지 높였다.

현재 한국의 기준 금리는 2.75%로 양국간 금리 차이(스프레드)가 0.50%(50bp)까지 줄었다. 여기에 면세혜택을 줬던 외국인 채권 이자 소득세도 올해부터 부과가 시작됐다. 이자소득세(15%)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채권 투자금 대비 50bp(0.50%p)수준이다.

태국 자산운용사들도 지난해부터 한국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출시를 중단했다. TISCO 자산운용의 경우 한국투자 펀드는 8월 이후 신규 설정을 하지 않고 있으며 다른 자산운용사도 신규 모집에 나서지 않고 있다.

최윤곤 금융감독원 팀장은 "연초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 매매 패턴은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면서 "태국 등은 차익거래에 대한 메리트가 줄어 채권 만기 도래시 롤오버(만기 연장)를 하고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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