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코스닥 업체 우회인수 왜

현대중공업 코스닥 업체 우회인수 왜

반준환 기자, 오수현
2011.03.28 05:10

현대중공업(391,000원 ▲1,500 +0.39%)이 코스닥 상장사 디엠씨의 경영권을 우회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디엠씨(954원 ▼26 -2.65%)는 해상크레인 전문기업으로 데크·오프쇼어 크레인 등 해상플랜트 건설에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몇 안되는 국내업체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디엠씨는 지난해 12월 147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 최대 주주가 배영달 전 대표에서 드림원에이치로 변경됐다. 증자전 배 대표의 지분율(특수관계인 포함)은 32.0%였으나, 증자 후에는 21.4%로 낮아졌고 드림원에이치는 33.3%를 확보했다.

당시 조선업계는 단기투자수익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PEF)가 재무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봤었다. 드림원에이치가 조선, 기계업종과 무관한 투자·컨설팅 업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드림원에이치의 인수 자금은 대부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드림원에이치는 디엠씨의 유상증자가 이루어지기 1주일 전인 12월13일 자본금 2억7000만원으로 설립됐다. 현대중공업그룹 자회사인 현대기업금융은 유상증자 후 발행될 디엠씨 주식을 담보로 드림원에이치에 144억8000만원을 대출해줬다. '현대중공업→현대기업금융→드림원에이치→디엠씨'로 이어지는 우회출자가 이뤄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업금융이 빌려준 자금은 드림원에이치 총자산의 50배 규모"라며 "현대중공업이 디엠씨 인수를 위해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림원에이치가 디엠씨 경영권을 인수한 후, 현대중공업 출신이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는 것도 주목된다. 디엠씨는 지난달 25일 주주총회를 열어 현대중공업 감사실장(전무)을 지낸 이의열 씨를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그는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 전 대표,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의 서울대 동기동창이며, 개인적으로도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주 현대기업금융 상무도 디엠씨 부사장에 선임됐다.

디엠씨는 크레인 전문업체로 국책연구과제를 통해 국내 최초로 해양플랜트용 크레인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은 1기당 평균 가격이 60억원에 달하는데, 일반 선박용 크레인과 비교하면 가격이 15~20배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최근 유가 급등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우회적으로 경영권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여러 시각이 있으나 "협력 업체의 자금난을 이용해 경영권을 인수했다"는 오해를 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디엠씨는 2009년 매출 601억원, 영업이익 59억원, 순이익 28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 해에는 매출이 절반으로 줄고, 순이익은 53억 적다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위기로 조선기자재 부문 업황이 악화되면서 현금유동성 압박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경기가 활황이던 2007~2008년 설비투자를 크게 늘린 기자재 업체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경제위기로 인한 선박 수주취소가 이어지면서 조선사 뿐 아니라 기자재업체도 어려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업체들이 협력사 가운데 기술력이 좋은 기업들은 물밑에서 경영권을 인수하는 사례가 있다"며 "최대주주의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디엠씨는 현대중공업의 계열사가 아니고, 드림원에이치와의 관계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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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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