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운용자격도 빗장 푼다

헤지펀드, 운용자격도 빗장 푼다

임상연 기자
2011.05.02 07:31

[헤지펀드, 약인가 독인가]②운용사 인가기준 논란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금융시스템 선진화 차원에서 헤지펀드에 대한 빗장을 풀기로 방침을 정했다. 5월 중에는 정부안이 확정될 예정이다. 하반기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초부터 이른바 '한국형 헤지펀드'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키로 하면서 주요 쟁점사안으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헤지펀드 운용자격이다. 헤지펀드 경험이 일천한 국내 시장의 특성상 누가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한국형 헤지펀드의 조기 시장안착은 물론 향후 글로벌 경쟁력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능력 있으면 누구나 취급"

금융당국은 한국형 헤지펀드 육성을 위해 헤지펀드 운용자격과 관련된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자산운용사로 제한했던 헤지펀드 운용자격을 증권사와 투자자문사로까지 개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증권사와 자문사가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헤지펀드도 집합투자기구(펀드)인 만큼 자본시장법상 최소 자본금, 전문인력 등 자산운용업(집합투자업) 인가기준을 취득해야 만 한다.

현재 자산운용업은 취급할 수 있는 펀드 종류에 따라 크게 종합, 증권 및 MMF(머니마켓펀드), 부동산, 특별자산 4가지로 나뉜다. 각 자산운용업의 최소 자본금(전문투자자용)은 종합이 40억원, 증권 및 MMF 20억원, 부동산과 특별자산 각각 10억원이다. 여기에 헤지펀드 인가기준이 새롭게 마련돼 증권사와 자문사도 이 기준을 충족하면 헤지펀드 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헤지펀드 인가기준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완화방침에 따라 까다롭지 않을 전망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능력 있고, 창의적인 전문 운용인력이 헤지펀드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인가기준 완화 방침을 내비쳤다.

다만, 프라임 브로커리지 역할을 하는 증권사는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 설립 및 운용을 지원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가 헤지펀드까지 직접 운용할 경우 내부자거래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권대형 과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프라임 브로커리지와 헤지펀드 운용을 동시에 취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별도의 자회사를 둬서 헤지펀드를 취급한다"고 말했다.

"통제 어려워 진입장벽 있어야"

업계 전문가들도 헤지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인가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중론이다. 한 자문사 대표는 "미국과 싱가포르 등지는 헤지펀드 운용사 설립에 특별한 제한이 없다"며 "1~2명의 전문인력만 있으면 누구나 설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기 헤지펀드 난립과 이에 따른 쏠림현상 등 부작용 방지를 위해 단계적으로 인가기준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정두 한국투신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어느 정도 자본금이나 전문인력 요건을 두고 허용하는 것이 좋다"며 "최소한 자본금이 투자일임업(20억원) 수준은 돼야 원활한 헤지펀드 운용,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헤지펀드가 자생적으로 발전했던 것이기 때문에 규제가 별로 없는 것"이라며 "국내는 사정이 다른데다 규제를 완전히 풀리면 통제가 힘든 만큼 트렉 레코드나 인적, 물적 요건이 어느 정도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프라임브로커는 글로벌IB 텃밭?

프라임 브로커리지 자격기준도 논란거리다.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위해서는 헤지펀드에 대한 리스크관리부터 주문시스템, 주식대차, 레버리지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할 인프라와 인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국내 증권사는 아직 준비가 부족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시장초기부터 프라임 브로커리지를 완전 개방할 경우 글로벌 IB들에게 시장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이 본격적으로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채 1년이 안되는데다 이마저도 일부 대형사에 국한돼 있다"며 "이대로 시장이 개방되면 한국형 헤지펀드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텃밭이 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도 "시장초기부터 글로벌IB들이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인가조건에 자기자본 기준을 높여 제한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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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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