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액이 절반으로?' 정정공시 놓치지 말자

'계약금액이 절반으로?' 정정공시 놓치지 말자

김은령 기자
2011.05.24 11:07

[新공시읽기19-정정공시]계약금액 50% 이상 변경 등은 불성실공시 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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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교육업체 라이프앤비는 지난달 4월 18일 버뱅크코리아를 대상으로 4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다는 공시를 냈다. 그러나 청약일인 13일을 앞두고 정정공시를 7번이나 냈다. 발행총액은 40억원에서 21억원, 다시 40억원으로 변경됐고 대상자도 홍정봉 씨에서 버뱅크코리아로, 다시 홍정봉 씨로 바뀌었다. 만기일도 달라졌다.

#엔스퍼트는 올해 초 9억원 규모의 태블릿PC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가 올 4월 정정 공시를 제출했다. 계약금액을 3억7000만원 수준으로 절반도 채 되지 않는 규모로 줄였다. 엔스퍼트는 공시번복으로 인한 불성실 공시 대상 사유에 해당됐지만 위반행위의 동기나 중요성, 투자자 영향, 성실공시 관행 등을 고려해 감경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 제재를 하지는 않았다.

증시에서는 이처럼 이와 같이 공시 내용 자체가 아예 변경되거나 계약 금액이 크게 줄어드는 정정공시가 적지 않다.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만 해도 코스피 시장의 정정공시는 117건, 코스닥 시장에서 나온 정정공시는 161건으로 나타났다. 단순 기재오류로 인한 사소한 정정사항이 대다수지만 라이프앤비의 경우와 같이 내용 자체가 달라지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특히 호재로 여겨지는 수주계약 건의 경우 주가가 오르고 나면 슬그머니 정정공시로 금액을 축소하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해덕파워웨이는 지난 6일, 1년 전 냈던 계약 공시를 정정했다. 기존 14억원이었던 계약금액이 6억30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엘앤피아너스도 지난달 7일 2009년 체결한 가전상품 납품계약 금액이 29억원에서 4억원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해 불공정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이와 같이 지나치게 내용이 변경되는 정정공시에 대해서는 재제가 가해질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영업 양수도, 수주계약, 증자 등 중요한 공시번복에 대해서는 경중에 따라 제재를 내리고 있다. 수주 계약의 경우 금액이 50% 이상 변경됐을 때 불성실공시법인 대상이 되고 합병이나 분할 등의 비율이 20% 이상 변경할 경우도 제재를 받는다. 신주인수권부사채, 교환사채, 전환사채 등을 발행할 경우 행사금액이 50% 이상 변경됐을 때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

또 증자나 감자, 이익소각 시 주주배정비율이나 변경 주식수 등이 20% 이상 변경됐을때, 자사주 취득, 처분시 신고한 주식 수 미만의 거래주문을 했을 경우도 제재 대상이다. 다만 해당 법인의 귀책 여부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제재를 감경해 줄 수도 있다. 이 밖에 합병이나 분할 등 금융감독원 공시사항일 경우 사안에 따라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정정공시는 정정 사유가 발생한 당일 신고해야 한다. 기업이 정정 사유가 발생한 사항을 늦게 알게 됐거나 하는 등의 불가피한 상황에는 파악한 즉시 공시해야 한다. 예컨대 소송과 관련한 경우 기업이 소송 결과를 알게 된 즉시 신고해야 한다. 공시 변경 등으로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를 받으면 7일 이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한편 거래소는 장기 계약 공시의 경우 수시로 계약 진척 상황을 보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장기 계약의 경우 공시만 하고 진행이 안 되는 경우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1년 단위로 계약 진척상황을 공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진척상황을 공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같이 정정공시에 대해 제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지만 사후 제재인데다 일정 조건 이상일 경우에만 제재하고 있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언급한 라이프앤비의 경우 여러차례 공시를 통해 BW 발행 조건 자체가 크게 달라졌지만 행사가액이 50% 이상 변하지 않을 경우 규정상 제재 대상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거래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중요한 공시사항 변동이 있을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해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일괄적으로 몇 차례 이상 정정했다거나 구체적인 사유를 파악하지 않은 채 정정공시를 냈다고 제재할 수는 없다"며 "우선적으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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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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