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00만원' 등록금 해법, '세금폭탄' 뿐인가

'연 1000만원' 등록금 해법, '세금폭탄' 뿐인가

최중혁 기자
2011.05.24 15:57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반값등록금' 도입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면서 '연 1000만원'의 대학등록금이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대다수 대학생, 학부모가 비싼 대학 등록금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해결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무차별적인 세금투입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대학 구조조정이 먼저" = '반값등록금'과 관련해 24일까지 한나라당의 이야기들을 종합해 보면 국가장학금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소득 하위 50%까지 등록금의 절반을 국가가 지원, 장학금 지원 대상을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막대한 재정을 필요로 한다. 김성식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예산 2조원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지만 재정부에서는 5조원을 추산하고 있다. 2조원이 됐든, 5조원이 됐든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하다.

게다가 향후 있을 학령인구 감소 상황을 감안했을 때 대학의 구조조정 없이 먼저 예산을 쏟아붓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하는 효율성 문제도 제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8만명을 상회한 대입 학령인구가 2020년에는 49만명, 2030년에는 42만명, 2050년에는 31만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월 기준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총 모집인원이 60만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구조조정 등 정원감소가 없으면 2050년에는 대학들이 정원의 절반도 채우기 어렵다는 얘기다.

◇"대학 재원 다변화가 궁극 해법"= 학령인구 감소, 비정상적 대학진학률 등을 감안했을 때 무차별적 지원보다는 맞춤형 지원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는 "취업후학자금상환제 도입 때도 여러 차례 협의를 거치면서 논의초기 때와는 달리 지원대상이 많이 축소됐다"며 "반값등록금 문제 역시 대학 구조조정 문제, 재정지원의 효율성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맞춤형 장학제도의 볼륨을 키우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무차별적 지원을 막기 위해 △ 기초생활수급자 장학금 △ 4년제 대학생 대상 근로장학금 △ 저소득층 성적우수장학금 △전문대생 성적우수장학금 등 '맞춤형 장학제도'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대학의 재원 다변화 유도에도 정부가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9년 기준 국내 사립대의 재정수입 중 등록금 수입 비중은 52.0%로 절반을 넘는다. 2년 전인 2007년(55.4%)보다 2.4%포인트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학이 등록금 의존도를 낮추려면 대학기술지주회사 등을 통한 연구개발 자금수입 확대와 기부금 유치확대가 필수적이다. 미국 유수의 대학들처럼 원천기술의 상업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적립금 운용수익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립대 한 관계자는 "산업구조가 고도화 돼 취업률이 갈수록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세금을 대학에 쏟아붓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우리나라 대학에서 제2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가 나올 수 있도록 연구개발, 창업, 산학협력 등에 예산지원을 집중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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