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지역 최초의 '국가부도' 사태를 막기 위한 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9~30일(현지시간) 그리스 의회에서 긴축안 통과를 놓고 투표를 진행한다. 시장은 그리스 의회의 긴축안 통과에 베팅하고 있다.
표결을 앞두고 유럽과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했고 상품가격은 물론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서 긴축안 통과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스 의회에서 긴축안이 부결될 우려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 채권국인 독일과 프랑스 금융권이 적극적인 구제금융 의지를 표출하면서 시장에는 낙관론이 팽배해졌다.
◇"긴축안 통과되면 한 숨 돌린다"
그리스 긴축안에는 총 780억 유로(약 1110억 달러)의 지출삭감 및 정부자산 매각 계획이 포함돼 있다. 안건이 통과되면 당장 사상 초유의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는 고비를 넘기게 된다.
또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및 추가지원 합의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그리스 디폴트 이후 재정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되면서 유로화가 몰락하는 리스크(위험)도 피할 수 있게 된다.
야당의 긴축안 통과 반대 등 그리스 내부의 정치적 갈등과 총파업 등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국가부도'를 용인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그리스 의회에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의 긴축안 통과 의지가 강해 '만약의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 여기에다 최근 그리스 정부가 스스로 적극적인 국유자산 매각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장도 긍정론으로 방향을 튼 모양새다.
◇"유럽발(發) 금융위기 걱정은 과도?"
시장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사실 '그리스 디폴트' 자체라기보다 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돼 유럽발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다.
유럽 은행들이 연쇄적인 위기를 맞아 금융위기와 같은 신용경색이 발생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기 때문. 특히 지난 금융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리먼브라더스 등 개별기업의 부도와 비교하면 국가부도가 가져오는 파장을 헤아리기 어렵다는 우려도 뒤섞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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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반박도 적지 않다. 그리스가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그리스 문제는 2년이 지난 '해묵은 악재'라는 이유에서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주요 은행들이 지난 2009년 하반기부터 그리스에 대한 채무를 절반 가까이 줄여놨고 문제가 된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국가 전체에 대한 채무도 30% 이상 감축시킨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질 경우에도 일시적인 충격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지난 금융위기 당시처럼 각국 금융기관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시나리오는 재현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리스 긴축안의 의회 표결은 한국시각으로 오후 8시면 시작된다. 다음날 코스피에 '빨간불'이 켜지느냐는 그리스 여당 의원의 손에 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