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하나가 줄자 증시는 높이 날았다. 미국 의회가 재정적자 감축안에 합의하자 뉴욕증시가 급등했고 미국발 청신호는 곧바로 코스피지수에 불을 당겼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4.74포인트(1.16%) 오른 2154.95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2160을 뛰어넘기도 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보다 인상적인 것은 삼성전자 주가다.
삼성전자(210,500원 ▲14,000 +7.12%)는 이날 외국계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일 대비 2만9000원(3.53%) 급등해 85만1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3%대로 상승한 것은 지난 1일 이후 19일 만에 처음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훌쩍 뛰어오르면서 전기전자업종지수는 3.39% 급등했다. LG디스플레이가 4.8%, 삼성SDI가 7.06% 올랐고 하이닉스는 3.64%, 삼성전기는 3.17% 오르는 등 대부분의 전기전자업체들이 상승장에 제대로 올라탔다.
이번에도 이달 초 연출됐던 반짝 상승으로 그칠까, 본격적인 터닝 포인트를 맞을까. IT섹터의 상승 없이 전 고점을 뚫을 정도의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증시 전문가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株보다 못났던 IT, 싸긴 싸다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 증시에서는 금융주의 하락이 지배적이었지만 국내는 금융섹터의 하락 기여도가 미미했다. 대신 방어적 성격의 필수 소비재가 약진했고, IT 섹터가 하락을 주도해왔다. 반대로 미국 증시의 경우 상대적으로 선전한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건 IT섹터였다.
7월 랠리 도중 차·화·정이 지고 잠시 IT가 빛을 받는 듯 했지만 대외변수로 증시가 조정을 받자 주요섹터 중 가장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2분기 미국 주요 IT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안이 합의에 이르자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일단 조정기간 IT섹터의 하락이 두드러졌기 때문에 상대적인 가격메리트가 있다는 점이 재료가 될 수 있다. 또 IT를 매도했던 기관들의 경우, IT 상승시 상대수익률 저하에 대한 우려로 매집할만한 동기는 충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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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실적이 좋다는 점도 일단 안도하게 되는 부분이다. 미국 IT기업들의 실적이 호조세를 거뒀다면 미국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그만큼 높아진다.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등 국내 IT기업들에겐 청신호다.
◇"'인텔 효과' 예전 같지않아, 방망이는 짧게"
하지만 미국 IT업종의 호실적이 국내증시 상승의 분수령이라는 공식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는 목소리도 있다. 애플의 급성장으로 한국 증시의 '인텔 효과'가 크게 반감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텔은 오늘 저녁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인텔의 시가총액이 애플을 크게 앞섰던 2005년~2007년과 애플이 급성장한 2009년 이후를 구분해 인텔 실적발표 후 국내증시의 상승탄력을 비교해 본 결과, 인텔 효과는 실제로 약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인텔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룰 경우 주가가 주간 평균 2%, 월 평균 3.76%가 급등하는 등 인텔 효과는 강했다. 어닝 쇼크의 경우엔 반대로 주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은 어닝 서프라이즈 시 주간 평균 1.56%로 예전보다 줄었고, 한 달 상승률은 오히려 하락하거나 쇼크가 나도 한 달 후 코스피가 평균 2.9%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BM을 필두로 한 인텔의 실적이 좋게 나올 경우 국내 IT주에 모멘텀이 될 수는 있지만 그 효과는 과거보다 단기에 그칠 수 있다"며 "IT 매수의 경우 배트를 짧게 잡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