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수출국 '원죄'+ PR 물량부담

[내일의전략]수출국 '원죄'+ PR 물량부담

김희정 기자
2011.08.03 17:53

미국이 기침을 하자 한국은 또 독감을 앓았다. 미국 경제에 대한 더블딥 우려가 높아지자 코스피지수가 이틀간 106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55.01포인트(2.59%) 하락해 2066.26에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긴 했지만 중국이나 일본, 싱가포르 등 타국 주요지수보다 코스피지수의 하락폭이 유독 컸다. 수출에 치우친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가 외부 변수에 취약할 수 없다는 지적과 함께 그동안 누적된 프로그램 물량이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 하락률 최고 불명예, 왜?

코스피지수는 전날 2.35% 빠진데 이어 이날도 2.59% 하락했다. 반면, 중국의 심천종합지수는 0.44% 상승 마감했고 상해종합지수도 0.03% 빠지는데 그쳤다. 싱가포르와 필리지수도 오후 4시 40분 현재 하락률이 1%미만이다.

더블딥 우려의 당사자인 미국을 제외하면 선진시장과 이머징시장을 포함해 우리나라 증시만큼 이틀간 흔들림이 컸던 곳이 없다. 일제히 하락세라는 방향성은 같지만 하락률만 놓고 보면 한국이 꼴찌인 셈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가 침체될 경우 파장이 크다는 점에서 허약한 경제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태국 및 인도네시아는 이머징시장에서 2분기 실적모멘텀을 바탕으로 강세를 보왔지만 우리는 실적모멘텀이 없고, 오히려 실적이 양호한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모습"이라며 "미국 경기침체가 IT와 자동차 등 대표산업의 실적 악화로 직결되기 때문에 매도세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수출의존도 면에서 동병상련인 대만과 비교해도 낙폭이 크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동안 남유럽 신용리스크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적었고 박스권에서 무게중심을 지켜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EU의 그리스 채무조정 협상이 타결돼 유럽발 악재가 누르지기 전에도 코스피지수는 크게 휘청이지 않고 2130~2190 밴드를 지켰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보다 미국은 우리 기업실적과 보다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미국실물경기 악화우려로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지수와의 상대적인 갭을 메우게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순매수=양날의 칼, 매도 나선 外人

코스피지수의 남다른 폭락 원인은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찾을 수 있다. 지난 3월 선물만기일 이후 전날까지 외국인의 개별주식에 대한 순매도 금액은 5조원을 넘는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8조7000억원 가량의 순매수가 유입, 코스피지수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외국인의 비차익 순매도가 시작되면서 프로그램 '매도' 스탠스가 나타나 타국증시와의 상대수익률 격차가 보다 단기간에 해소됐다.

이날 프로그램 차익거래 순매도는 전날의 3배 수준인 6367억원으로 급증했다. 비차익거래는 전날 2746억원 순매도에서 이날은 838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하지만 외국인은 차익거래(-1379억원)와 비차익거래(-1443억원) 모두 순매도를 보이며 증시를 압박했다. 베이시스(현물과 선물가격 차이)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의 프로그램 스탠스가 매도로 바뀌었기 때문에 박스권을 이탈하는 매도 시나리오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베이시스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지금은 국가 지자체나 투신, 외국인 모두 매도 주체가 될 수 있다"며 "외국인은 원화절상 환차익으로 세금을 메우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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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김희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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