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기금 "수익률보다 자산배분 초점"

해외 연기금 "수익률보다 자산배분 초점"

구경민 기자
2011.08.31 08:11

[한국 증시 개조 프로젝트 'WHY&HOW' ⑥운용 평가 시스템]

미국의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이나 일본의 공적연금(GPIF) 등 세계 유수 연기금들은 장기 자산배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연기금인 캘퍼스의 경우 대부분 위탁 운용사들의 평가를 평균 3년 이상으로 잡고 있다. 6개월, 1년 동안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해서 자금을 회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해외 기금을 운용하는 트러스톤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 캘퍼스 뿐 아니라 대부분의 해외 기금들이 자금을 맡긴 이후 1년이 넘도록 운용사의 실적 평가를 하지 않는다"며 "적어도 3년 이상을 지켜보기 때문에 단기적인 성과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또 미국을 비롯한 스웨덴, 일본 등의 외국에서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수익률 관리보다는 주로 자산배분 차원에서의 큰 골격을 짜는 데 공을 들인다. 큰 골격 안에서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률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기금운용본부가 좌우할 수 있는 운용 수익률의 비중이 크지 않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캘퍼스의 경우 기금운용본부가 결정짓는 수익률은 전체의 10%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민연금처럼 주식 비중을 단기에 늘리고 줄이는 것 등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기 힘든 구조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잦은 마켓 타이밍 및 수익률 추종 전략은 연기금의 장기성과를 훼손시킨다"며 "국내 연기금들도 분산투자의 의미를 되새겨 자산군 간의 상관관계를 재검토하고 장기 투자 철학을 확고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해외 연기금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종목에 대해 주주로서의 목소리를 높여 기업의 발전을 꾀한다. 기업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것은 결국 장기적 수익에 영향을 미친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캘퍼스는 장기투자자로서 기업이 경영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거나 지배구조가 나쁜 기업을 골라 '집중감시명단'을 작성하고 회사 개혁을 요구한다"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업 가치를 향상시켜 결국 장기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해외 연기금들은 기금운용 전문 인력을 보유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투자전략으로 생각한다. 운용업계에서 롱런한 '베테랑 매니저'를 보유하는 것이 장기성과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또 오래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사안으로 꼽힌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해외의 연기금들의 경우 국제재무분석(CFA)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운용업계에 오래 있던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몇십년씩 운용에만 전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며 "이는 결국 장기적인 수익률과 직결 되기 때문에 전문 인력이 장기간 운용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캘퍼스의 경우 펀드매니저가 얼마나 오랫동안 운용사에 근무했는지에 20% 점수 비중을 주고 입사한 이후 공무원의 성격으로 장기간 근무한다"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일하는 운용력은 근무 기간이 평균 7~8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연금에서 일하고 몸값을 높여 다른 운용사로 취업하는 일이 잦아 안정적인 운용으로 장기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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