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1900선은 밟았다. 하지만 1900선에 착근하기 위해선 매수세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반등국면에서 외국인도 돌아오고 있고 연기금도 꾸준히 매수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하지만 박스권 상단을 높인 증시가 전반적인 레벨업(Level-Up)을 하려면 투신권이 매수에 나서야한다는 게 중론이다.
◇'1900' 안착 쉽지 않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9.67포인트(0.51%) 떨어진 1888.65로 마감됐다. 이틀간 5% 급등한 부담으로 1900선을 눈 앞에 두고 조정을 받았다. 하지만 장 초반 1900선을 넘어서며 1905선까지 상승했다. 지수가 장중 19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9월 1일 이후 처음이다.
1900선에 대한 경계감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힘겨운 움직임 끝에 외국인의 도움 아래 가까스로 얻어낸 성과다. 외국인이 3569억원의 '사자'세로 이틀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연기금도 14일 연속 순매수세로 힘을 보탰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900선에서 차익실현 매물 때문에 주가가 밀렸다"면서도 "대형주가 많이 빠지지 않았고 외국인이 계속 들어오는 추세여서 시장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이 국내주식을 사주는 이상 기관이 '팔자'로 응수하며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투신은 이날도 1547억원을 순매도하며 기관 매도세를 주도했다. 최근 3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전환했지만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6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며 '주식팔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여력은 충분한데 언제 들어올까
증권가에서는 투신과 연기금 등 국내 기관의 추가 매수 여력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 내 주식 편입 비중은 90% 초반으로 아직 낮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투신 매수세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
투신권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서준다면 지수가 한 단계 점프할 수 있고, 그렇게 된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개인들도 '사자'에 동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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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600에서 1900까지 오는 동안 투신권이 주식을 많이 사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투신권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지만 언제 자금을 투입할 지 고심하고 있는 상황으로 지수가 좀 더 오르면 뒤늦게 들어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현재 90% 수준인 국내 주식형펀드 내 주식편입 비율을 감안할 때, 향후 지수 변동성 도래 시 투신권에게는 하방지지력의 응원군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증시를 본격적으로 끌어 올릴 모멘텀도 없다는 게 투신권이 주식 매수를 망설이는 이유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운용본부장은 "박스권 증시가 계속되면서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유럽 문제는 해결 가닥을 잡아가고 있지만 실물경기가 여전히 불안한 상태에서 주식 비중에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식운용본부장도 "최근 증시가 박스권 상단을 높인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바로 주식 비중을 늘리기는 부담스러운 지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