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은 '형과 아우'로 불린다. 코스닥 시장은 매번 코스피시장과 비교당하며 "형 만한 아우없다"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아우인 코스닥이 힘을 내고 있다. 코스피가 최근 1900선 안착을 앞두고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사이 500선을 훌쩍 넘어섰다.
7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6.97포인트(1.39%) 오른 509.77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4일 두달여 만에 500선을 탈환한데 이어 이날 추가 상승하며 지난 8월4일 522.07을 기록한 이후 3개월여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특히 코스닥 지수는 지난 10월 31일부터 이날까지 단 하루 빼놓고 연일 오름세를 보였다. 이 기간 상승률은 3.9%로 '형님' 코스피시장 상승률(0.52%)을 압도했다.
코스닥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이다. 기관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사자세'로 2049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월 이후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동안 기관이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절대 규모면에서는 작지만 전체 시가총액 대비 순매수 비중은 코스피(0.6%) 보다 코스닥(1.0%)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기관의 이같은 '사자' 행진은 코스닥시장에 대한 달라진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악화 우려 속에 대기업 등 대형주들은 다양한 위기에 직면해 있는 만큼 결국 업황 스토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작지만 알찬 기업을 찾고 있는 셈이라는 것.
실제 코스닥 시장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종목들은 실적주 중심의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실적 기대감이 높은 전기전자(IT) 부품주 쪽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계의 매수가 몰린 종목은 에스에프에이, 테라세미콘, 서울반도체, AP시스템 등 IT반도체 업종이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운용팀장은 "자문사나 덩치가 작은 운용사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의 실적호전 IT 부품주에 공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면서 "특히 삼성전자의 호실적과 발맞추어 휴대폰 부품업체나 아몰메드 관련 장비 업체들을 선호하는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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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실적 호전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관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서민 친화적 정책 등장이 중소형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김형렬 팀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및 정책 마련이 내년 진행될 것"이라면서 "가급적 현금흐름과 실적이 명확하고 대기업과 상생이 가능한 우량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관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의 실적효과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피에 비해 전반적인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시장 분위기 자체를 추세적으로 바꿀 만한 주도주도 뚜렷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대비 70% 실적이 발표됐으나 코스닥 중소형주는 아직 20~30% 밖에 안됐다"면서 "510~520선 부근에서 1차 저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