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운용사 주총 입장 오락가락...애널은 '분석 포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라"
유진기업(3,890원 ▼85 -2.14%)과하이마트(7,800원 ▼90 -1.14%)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입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 종목 분석을 포기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흑백분간이 쉽지 않은데다, 섣불리 한쪽 편을 들었다가 뒷날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8일 칸서스자산운용(지분율 0.28%)은 공시를 통해 하이마트 주총 의결권 행사의견을 종전의 '반대'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최대주주인 유진기업측의 경영참여를 반대했다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0.018%)은 반대로 '찬성'에서 '중립'으로 정정했다.
앞서 지난 25일 삼성자산운용(1.7%)도 의견을 '반대'에서 '중립'으로 바꿨다. PCA운용(0.086%)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운용사 중 가장 많은 하이마트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운용(2.15%)은 지난주 경영권 분쟁 소식이 전해진 이후 논의에 논의를 거쳤지만 아직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중립'에서 '반대'로 돌아섰던 한 운용사는 의견을 다시 정정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판단을 미루기는 하이마트 등 소매유통업종을 담당하는 증권사 연구원들도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담당 연구원들이 경영권 리스크 전망이나 향후 파장에 대해 확답을 미루고 있다. 상황이 일단락될 때까지 한동안 사태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솔로몬투자증권은 한발 더 나아가 하이마트를 아예 분석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이달미 솔로문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사태로 미래 주가예측이 어려워졌다며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번 경영권 분쟁 사태가 일단락된 후 새로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경영권 분쟁이 극한대결로 비화되면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유진기업과 하이마트 양측이 사태 타결을 위한 대화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의견을 밝히기 한층 곤란해 하는 모습이다. 표 대결이든 대타협이든 결말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한쪽을 지지할 경우, 후일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도 있다는 판단이 녹아 있다.
A운용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양측 임원들이 막판 타결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찬성이든 반대든 의견을 밝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대결 양상이 너무 급박하게 흘러간 탓에 상황을 제대로 정리해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도 운용사나 증권사의 판단에 제약이 되고 있다.
B운용사 의결권 행사 담당 임원은 의견 결정을 위한 시간과 근거가 부족해 '중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당초 이사회 개임안으로 유 회장 단독 대표 체제가 만들어지면 회사 경영에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라 '반대' 의견을 냈으나 양측이 자기주장만을 반복하고 있어 판단 근거가 부족한 데다 주총일이 이틀 뒤로 다가온 탓에 '중립'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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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그룹과 하이마트측이 화해를 위한 대화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하이마트 주가는 닷새 만에 반등한 반면 유진기업은 나흘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하이마트는 전일 대비 6.81% 뛴 7만6900원에, 유진기업은 3.41% 내린 283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