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하루 만에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았다.
이미 건강 악화 사실이 알려진데다 수 차례의 사망설로 다져진 내성으로 코스피지수는 추가적인 충격없이 1800선 근처로 되돌아갔다.
그렇다면 김정일 사망은 하루짜리 이슈일까?
제한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이런저런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 내부에서 표면적으로 큰 혼란이 있거나 군사적인 움직임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북한 체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단기적인 충격보다는 이후 북한 권력 승계 과정 등에 따른 변화를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북한 체제가 붕괴 조짐을 보인다거나 권력 안정화 과정에서의 도발 등의 돌발 변수가 나타날 경우 증시 뿐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미칠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 금융시장, 하루 만에 안정 찾았지만..
김정일 사망이 금융시장에 단기적인 충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은 김정은 체제로 원만한 승계 과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향후 북한체제의 시나리오는 내부의 권력투쟁 심화, 김정은 체제로의 순조로운 권력 이양, 권력이양 과정 장기화 등 3가지 정도로 정리되는 데 이 가운데 김정은 체제로 순조롭게 권력이 이양되는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상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북한 체제가 급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과 북한 내부의 김정은이 후계자로 대두되는 과정에서 역할을 한 후견인 그룹이 건재하다는 점 등이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영향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동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충격은 수일 혹은 수시간 만에 사라지는 경향이 있지만 중장기적인 영향은 북한 체제나 정책 변화에 따라 확대 재생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수개월 혹은 수년 내 북한 체제의 붕괴가 나타날 조짐이 생길 경우 한국 경제에 심각한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며 "천문학적인 체제 유지, 통일비용 부담이나 지정학적 위험 회피 형태에 따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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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북한보다는 유럽 이슈에 초점"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은만큼 외국인들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우려해 국내시장에서 이탈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이 날 코스피시장에서 3300억원의 순매도세를 나타냈지만 최근의 추세적인 흐름에서 벗어나는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유럽 우려가 지속되면서 외국인들의 매도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제한적인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고 선물 매수세를 감안하면 김정일 사망 이슈에 따른 이탈 현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 이슈에 추가적인 변화가 없다면 국내 증시는 다시 유럽 이슈에 일희일비하는 모습으로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다. 전날 유럽에서는 EU재무장관 컨퍼런스콜에서 영국의 반대로 국제통화기금(IMF)를 통한 지원이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국채 매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글로벌 증시를 위축시켰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이 근본 해법을 외면하고 있고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유로존에 대한 경고를 지속하고 있어 시장 위기감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국내 증시의 외국인 매도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