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멈추고 내쫓길 판"…'노도강·금관구' 정비사업장의 호소

"사업 멈추고 내쫓길 판"…'노도강·금관구' 정비사업장의 호소

김지영 기자
2026.04.09 17:15
도시정비사업 공공임대 의무비율 관련 기준/그래픽=김지영
도시정비사업 공공임대 의무비율 관련 기준/그래픽=김지영

노도강·금관구 등 비강남권 재건축 단지 주민들이 재건축 공공임대 의무비율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사비 급등과 금리 부담이 겹치면서 사업 지연 우려가 커지자 주민들이 직접 정책 제고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9일 서울시 상상대로 시민청원 게시판에는 재건축 공공임대 의무비율 완화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지역 불안정 등 외부 변수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담금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았다"며 "현재 50%로 규정된 공공임대 의무비율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상 하한선인 30%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청원인은 이어 "강남권이 아닌 노원·도봉·강북, 금천·관악·구로 등 이른바 하급지에서는 수천만원의 추가 분담금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밀려날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 어렵게 추진돼 오던 재건축 사업이 이대로 중단되지는 않을까 매일 밤 뜬눈으로 지새운다"며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재건축 사업으로 늘어나는 용적률, 즉 법적상한용적률과 기준용적률의 차이의 50%를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발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주거 취약계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달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해당 비율을 3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시가 법적 하한선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사업 차질 우려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정비 조합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계속된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로 인해 공사비는 사상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여기에 중동 전쟁과 금융비용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정비사업 초기에 예상했던 수익 구조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이다. 특히 임대주택 비중이 높아질수록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 조합원 부담은 커진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지난해 4월 공공임대 의무비율을 30% 수준으로 낮추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지만 서울시는 공공성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다. 결국 해당 안건은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보류됐다.

서울시는 공공임대 비율 완화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공공임대 공급은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 주거 안전망 구축이라는 정책적 의미를 갖는 만큼 섣부른 공공임대 축소는 주거 불평등을 심화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공공임대 비율을 낮추는 건 무주택 서민 보호라는 당초 취지를 크게 훼손할 수 있다"며 "공공임대 비율보다는 다른 불합리한 규제들을 먼저 검토하면서 사업성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정비업계에서는 대상지역, 사업성 등을 따져 정비사업장별로 임대주택 비율을 차등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높은 분양가 덕분에 공공임대 비율이 높아도 사업성이 유지되지만 비강남권은 사정이 다르다"며 "각 사업장마다 현실적인 상황을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대주택 비율을 높게 유지할 경우) 사업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면서 공급 자체가 줄어드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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