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등록제' 영화·음악 불법유통 막을까

'웹하드 등록제' 영화·음악 불법유통 막을까

김건우 기자, 김하늬
2012.05.04 10:41

[엔터&머니] 21일 시행, 대기업 참여 가능성.. 일부선 블랙마켓 확대 우려도

'웹하드등록제' 시행을 앞두고 콘텐츠업계가 분주하다. 이 등록제가 시행되면 불법콘텐츠 유통이 줄고 유통구조도 재편될 것이라고 당국은 예상한다.

웹하드업체와 제휴해온 영화계는 시장이 투명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음악업계는 합법적 다운로드 수익이 늘 수 있는 반면 블랙마켓도 확대될 수 있어 '기대 반, 우려 반'의 표정이다.

◇웹하드등록제 시행되면=오는 21일부터 웹하드업체가 영화 음악 등 콘텐츠를 유통하려면 기술적 보호조치, 재무건전성 확보,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해 미리 등록해야 한다. 또한 '웹하드 삼진아웃제'가 도입돼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3회 이상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경우 등록이 취소된다.

4일 저작권보호센터에 따르면 2010년 온라인 불법복제시장은 음악(17억원) 영화(771억원) 방송(579억원) 출판(96억원) 게임(194억원) 등을 합해 모두 1657억원 규모다. 이는 2008년(2536억원)에 비해 34.6%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1657억원은 정상적인 유통시장을 거쳤을 경우 무려 1조7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규모다.

당국과 업계가 웹하드에 우선 주목한 것은 콘텐츠의 최대 불법 유통수단이어서다. 대개 법인이어서 인허가 및 단속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란 점도 고려됐다.

현재 웹하드업체를 통하는 경우 100원에 영화 1편 또는 음악 50여곡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지난해 온라인 불법복제량의 약 50%인 815억원어치가 웹하드업체를 통해 유통됐다. 지난해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온라인서비스업체들에 불법복제물과 관련, 시정권고를 내렸고 이중 94.1%가 웹하드에서 발견됐다.

과거 영화사나 방송사들은 매출을 조금이라도 늘려보자는 계산으로 웹하드업체에 콘텐츠를 공급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정산 과정에서 수익을 누락시키거나 수익을 올린 뒤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웹하드는 불법이란 딱지를 떼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보급이 확산되면서 '모바일'형 웹하드가 다시 관심권에 들어왔다. 콘텐츠업계는 불법 모바일웹하드시장이 자리잡기 전에 유통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일부 웹하드업체가 제휴 콘텐츠 매출의 50% 정도를 누락시킨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웹하드등록제가 시행되면 정산이 투명하게 이뤄져 부가판권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화의 부가판권이란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된 후 DVD 등 콘텐츠 판매 권리를 말한다.

온라인 유통시장이 투명해지면 해외 메이저배급사의 참여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동안 해외배급사들은 네티즌이 최신작을 다운로드하는데 부정적이어서 주로 2~3년 전에 나온 영화들만 유통했다.

◇온라인시장 투명해질까= 방송통신위원회 전파관리소에 따르면 올 4월30일 현재 웹하드업체로 등록한 곳은 네오피플(푸르나) 1곳이다. 저작권보호센터에 따르면 국내 웹하드와 P2P(파일공유)업체는 약 230~250개로, 이중 47곳이 서류를 접수해 심사 중이다.

웹하드업체로 등록하려면 우선 납입자본금이 3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이다. 이 요건에 따라 서버와 관리자만 두고 운영해온 영세 웹하드업자들의 입지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웹하드업체 M&A(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등록제 요건과 관련해 대기업이 M&A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러나 정식 등록절차가 마무리돼야 대기업의 참여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웹하드등록제가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정부 단속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불법업체들을 퇴출하지 못할 경우 등록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등록제가 시행되고 단속을 소홀히 하면 신종 P2P 형태의 토렌트(Torrent) 사이트를 이용한 불법복제물 공유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파일을 분산해 저장·공유하는 토렌트는 사업자가 아니라 다양한 이용자들이 파일을 공유하는 방식이어서 등록제를 비껴갈 수 있다. 당국으로선 IP 차단 등의 조치밖에 할 수 없다.

2010년 9월 토렌트 단속에 착수한 저작권보호센터는 올들어 '풍선효과'에 대비해 장르별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단속건수는 △2010년 1만6320건 △2011년 3만4456건 △2012년 1분기 4만4143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서태룡 저작권협회 사무총장은 "불법 유통을 막으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단속이 절실하다"며 "협회가 검찰과 공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검 관계자는 "웹하드등록제 이후 불법 콘텐츠가 기승을 부린다면 전담수사반을 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웹하드업체 관계자는 "등록업체들은 불법 유통을 막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불법적으로 운영되는 사이트를 어떻게 제대로 단속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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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기자

중견중소기업부 김건우 기자입니다. 스몰캡 종목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엔터산업과 중소가전 부문을 맡고 있습니다. 궁금한 회사 및 제보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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