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주식] 유리밀폐용기 '글라스락' 회사 삼광유리

#주부 A씨는 남편이 해외지사로 발령나는 바람에 2년 일정으로 오는 7월 영국으로 떠난다. 미리 이삿짐을 꾸리고 있는데 냉장고에 가득한 유리식기 '글라스락'을 갖고 갈지 말지 고민이다.
글라스락은 다른 식기보다 묵직하다보니 이사비용이 만만치 않다. 영국에 이삿짐으로 20㎏을 보내는 데 5만3000원가량 든다. 다행히 영국에서도 글라스락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일단 이삿짐은 가볍게 꾸리기로 했다.
A씨가 글라스락을 애용한 것은 5년 전 딸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할 때부터다. 유리식기여서 환경호르몬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밀폐용기지만 사용이 간편한 장점 때문에 식기를 글라스락으로 바꿨다.
◇'플라스틱 공포증'이 성장 기폭제= 주부들의 살림필수품 글라스락은 코스피 상장사인삼광유리(31,000원 ▲150 +0.49%)의 대표 브랜드다. 글라스락이 주부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6년 모 방송사가 플라스틱에서 유출되는 환경호르몬의 유해성을 집중 조명한 게 계기가 됐다.
사실 삼광유리가 글라스락을 만든 것은 이 논란이 불거지기 직전인 2005년 말. 그때까지 식기시장을 점령한 것은 플라스틱이다. 전자레인지용 유리식기로 매출 90억원짜리 식기사업을 겨우 유지하던 삼광유리는 이 사업을 접어야 할지, 반대로 승부수를 띄워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유리용기 전문회사로 "잘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결론을 내리고 2005년 12월 '사면결착식' 유리식기인 글라스락을 처음 생산했다. 기존 식기는 대부분 원터치로 뚜껑을 위에서 덮는 식(이지오픈)이지만 글라스락은 네모난 유리식기 옆면의 상단 돌출 부분에 뚜껑을 덮어 밀착하는 방식이라 밀폐성이 뛰어나다. 플라스틱 일색이던 시장에서 정공법을 선택한 셈이다.

당시엔 상당한 모험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대박이 났다. 글라스락 매출은 2006년 284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947억원으로 불어났다. 2005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삼광유리의 지난해 총 매출은 2807억원. 글라스락 비중이 33.7%로 절대적이다. 글라스락 사업부는 영업이익이 18~25%로 이익기여도가 크다.
◇세계 점유율 2위=유리밀폐용기시장에서 글라스락은 독보적이다. 국내시장 점유율이 70%(지난해 국내 매출 49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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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스락의 전세계 시장점유율은 21%다. 점유율 57%인 파이렉스(Pyrex)에 이어 세계 2위다. 특히 초기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호평받아 2008년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하고 마사스튜어트컬렉션에도 선정됐다. 최근엔 중국과 대만 등에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대만 식품회사들이 음료수에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첨가제를 넣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화권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이에 반사이익을 챙긴 글라스락은 중국 매출이 지난해 15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2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강신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득 증가로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고 무엇보다 중국인들이 냉장고를 사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까지 진행되고 있어 글라스락은 특별한 광고 없이도 매출 증가율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장증설로 올 실적회복 기대=삼광유리는 지난해 잠시 주춤했다. 글라스락 이익률이 2009년 26%, 2010년 18%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논산 신공장 증설 등에 따른 고정 비용이 증가해 12%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 여파로 지난해 전체 매출이 7.3% 성장했음에도 영업이익은 32% 감소했다. 글라스락을 제외하고 유리병과 캔의 매출 비중이 각각 28%, 34%에 달하는데 겨울철 병과 캔이 비수기여서 실적이 부진했다.
강 연구원은 "올 1분기 이익률은 20%까지 회복됐고 공장증설 효과로 올해 실적회복이 기대된다"면서 "유리병과 캔사업부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2~3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큰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삼광유리 주가는 지난 26일 기준으로 5만700원. 지난 1개월새 6.3% 하락했고 6개월 기준으로는 23.2% 밀렸다. PER(주가수익배율)는 약 10배로 코스피 상장사 기준으로 평균 수준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복영 회장 22.04%, OCI 7.05% 등) 지분이 54.14%(3월 31일 기준)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전체 발행주식수가 485만여주에 불과해 유통주식 수가 많지 않다. 지난 60일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억원에 그쳤다.
거래량이 많지 않다보니 주가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당장 회사 측이 액면분할 등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장기 성장성을 고려할 때 저평가된 주식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삼광유리 지분 8.23%를 보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