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으름장'에도 소규모펀드 청산 '밍기적'

당국 '으름장'에도 소규모펀드 청산 '밍기적'

최경민 기자
2012.10.18 16:18

펀드 환매로 소규모펀드 속출..운용업계 "독단으로 해결할수 있는 문제 아니다"

소규모펀드 청산을 두고 자산운용업계의 눈치 보기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연초부터 각 운용사에 소규모펀드 정리를 촉구해왔다. 그러나 4분기에 접어든 현재 소규모펀드 정리는 연초 목표치의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중소형 운용사는 펀드 환매로 소규모펀드가 속출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운용업계는 올해 들어 184개의 소규모펀드(설정액 50억원 미만, 설정 후 1년 경과)를 청산했다. 연초 금융위원회의 목표가 340개였음을 고려할 때 53% 수준에 그치고 있는 셈.

삼성자산운용은 당초 목표였던 14개 중에 7개를 상반기에 없앴다. 추가적으로 이달을 전후해 4개의 소규모펀드를 추가로 정리할 예정이다. KB자산운용(목표 13개)은 9개를 청산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목표치 4개를 모두 정리했다.

금융당국은 연초부터 운용업계의 소규모펀드 퇴출에 고삐를 죄어왔다. 3400여개가 넘는 공모펀드 수를 줄여 효율적인 관리 및 운용을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1분기에만 소규모펀드 124개를 정리하기도 했다. 정리에 소극적인 운용사에게는 신규펀드 출시에 대한 불이익 등의 패널티을 부과하겠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하지만 운용업계는 소규모펀드 정리가 지속될수록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심지어 올 2~3분기에는 청산된 펀드 수가 60개에 그치는 등 갈수록 소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급격하게 수익률이 나빠졌거나 부실자산이 편입된 소규모펀드들의 경우 고객들이 청산에 선뜻 동의해주지 않는다"며 "소규모펀드 해지는 운용사 독단적으로 할 수가 없고 '갑'인 판매사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증시의 단기 급등으로 펀드환매가 몰리면서 중소형 운용사들의 주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올해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총 6조3000억원,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2조7000억원 대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소규모펀드로 전락하는 펀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소규모펀드는 974개로 집계됐다. 184개를 퇴출시켰다지만 올해 초 1007개에 비해 33개 감소에 그쳤다. 단순계산만으로 봤을 때 150여개의 소규모펀드가 새로 생긴 셈이다. 전체 공모(추가형)펀드가 2527개에서 2419개로 줄었음을 감안하면 비율은 39%에서 40%로 오히려 늘어났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소규모펀드를 모두 없애면 연금펀드 등 일부를 제외하고 남는 펀드가 없는 수준이라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규제를 감수하더라도 연말까지 소규모펀드를 목표대로 청산하기에는 힘든 시기"라고 푸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규모펀드 청산에 대한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상황에서 금투협을 통해 독려해오고 있다"며 "운용사별로 어려운 부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협조를 통해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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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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