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인가 '1달' VS '1년'…속타는 업계

헤지펀드 인가 '1달' VS '1년'…속타는 업계

최경민 기자
2013.01.07 07:00

20번째 한국형 헤지펀드가 시장에 나왔다. 금융당국은 인가절차를 한 달 내에 마무리 지으며 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2011년말 인가신청을 냈던 KDB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의 헤지펀드 자회사는 실사조차 받지 못하고 있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수백억원을 투자했지만 1년이 넘도록 사업이 미뤄지고 있어 업계의 우려도 커지는 중이다.

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은 지난달 28일 '힘센전문사모투자신탁 1호'의 설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롱숏전략에 기반한 이 헤지펀드는 210억원 규모로 운용은 사내 공모절차를 통해 뽑힌 매니저 2명이 담당하게 된다.

하이운용은 작년 12월 중순에 인가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가절차가 1달도 채 안 됐던 셈이다. 금융위는 지난달 '자산운용사 수탁고 10조원 이상' 폐지 등 완화된 헤지펀드 시장 진입요건을 발표하면서 종합자산운용사의 인가를 연내에 일괄접수 및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반면 대우증권, 대신증권의 헤지펀드 자회사는 1년이 넘도록 본인가를 못 받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 인가 신청을 내고 지난해 9월 예비인가도 받았지만 이후 진도를 나가지 못하는 형편이다. 같은 날 인가신청을 냈던 브레인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백두 전문사모투자신탁1호'를 선보이고 2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이제는 후발주자인 하이운용이 오히려 헤지펀드를 먼저 선보인 실정이다. 지난달 말 헤지펀드 인가 신청서를 낸 트러스톤자산운용보다 시장진입이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러스톤운용은 하이운용과 달리 증권전문 자산운용사여서 인가를 받기까지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의 헤지펀드 인가가 미뤄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11월 붉어진 소액채권담합 문제 때문이다.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대우증권에 대한 검찰고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부정행위가 헤지펀드 운용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두고 고심하면서 차일피일 인가절차를 연기해왔다. 앞서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이 주식워런트증권(ELW) 불공정 거래 소송에 휘말렸을 때는 금융당국이 헤지펀드 업무와 무관하다는 결정을 내렸던 적이 있어서 빠른 인가가 기대되기도 했지만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들 증권사의 인가절차가 1년 이상 걸리고 있는 것을 우려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대우증권이 자본금 250억원, 대신증권이 100억원을 쏟아붓고 각 14명, 10명의 인력을 확보한 상태임에도 상품조차 시장에 선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락가락하는 금융당국의 모습도 일관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이들 증권사에 대한 실사 일정을 수차례 잡았지만 매번 번복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과징금 조치만 받은 대신증권에 대한 실사 일정을 통보하기도 했지만 돌연 연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증권사가 준비를 워낙 철저히 했음에도 철저한 을의 입장에서 휘둘리는 모양새"라며 "예비인가까지 줬음에도 무작정 본인가를 미루는 것은 국제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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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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