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금융상품의 시대 열렸다"

"하이브리드 금융상품의 시대 열렸다"

오정은 기자
2013.03.25 08:20

[인터뷰]신재범 우리투자증권 강남프리미어블루 지점장

[편집자주] 강남은 대한민국 최고의 부자동네다. 부자는 사전적으로 '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을 이른다. 오늘의 부자가 내일도 부자이기 위해서는 가난한 이들에 비해 몇십배 혹은 몇백배의 돈을 벌어야한다. 쓰는 돈을 고려하면 매일매일 재산을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 당연히 부자 동네에는 돈과 돈되는 정보들이 넘쳐 흐른다. 강남은 그래서 대한민국 투자 1번지로 통한다. 내로라하는 증권사들은 강남에 사내 최고의 PB(프라이빗뱅커)들을 배치, '쩐의 전쟁'을 벌인다. 국내 최고의 PB(프라이빗뱅커) 3인의 인터뷰를 통해 저성장 시대 강남부자들의 투자트렌드를 짚어본다.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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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슈퍼리치가 기억해야 할 투자키워드는 안정성, 절세, 인컴이다"

국내 최대 규모 VIP 프라이빗뱅킹(PB) 센터인 우리투자증권 강남 프리미어블루를 진두지휘하는 신재범 지점장은 "이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다양한 하이브리드 금융상품의 출현으로 자산관리의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상품, 고객이 먼저 찾아"=1994년 우리투자증권(옛 LG투자증권)에 입사, 20년째 증권영업에 몸담은 신 지점장은 "2008년을 기점으로 자산관리의 개념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회고했다.

두 차례의 증시 급락을 겪으며 고객들이 주식형 펀드와 자문형 랩 등 '증시 대표상품'에 트라우마가 생겼기 때문이다. 2010년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2000일때 자문형 랩에 가입했지만 최근 지수가 2000포인트를 회복했어도 수익률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난해까지 연 8~10% 수익를 안겨준 '효자상품' 주가연계증권(ELS)도 최근 시장 변동성 감소로 ELS의 쿠폰 수익률이 5~6%까지 하락했다.

신 센터장은 "최근 코스피 지수 상승으로 조기상환이 돌아오는 ELS가 많지만, ELS로 돌아온 자금 중 10% 정도만 ELS에 다시 들어가고 있다"며 "나머지 자금은 주식형 상품과 하이브리드형 멀티에셋 상품에 분산 투자할 것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금융상품이란 채권, 리츠와 같은 안정적 인컴분배형 상품에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등을 결합시킨 것이다. 하이브리드 상품 안에 편입되는 품목도 기존 채권, 배당주 등에서 ETF, 외환, 리츠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일례로 우리투자증권의 '100세 시대 플러스인컴 랩'같은 상품이 하이브리드라고 할 수 있다. 이 상품은 자산의 70%는 고수익 채권형 펀드에 넣어 안정성을 추구하되 30%는 ETF로 고수익을 노린다.

ⓒ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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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에서도 새로운 하이브리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판매 중인 '다이나믹헷지+랩' 상품은 퀀트 모델을 이용, 하락장에서도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 상품은 그로쓰힐투자자문의 자문을 받아 국내 주식과 ETF에 혼합 투자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최근에는 시스템트레이딩을 이용한 자문형 랩도 검토 중이다. 신 지점장은 "고수익을 추구하면서 안정성을 겸비한 상품을 원하는 고객 요구가 높아질수록 더 많은 하이브리드 상품이 출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퍼리치, 절세 위해 주식 '기웃'=지난해 증시는 펀드매니저에게나 일반 투자자에게 모두 힘겨운 장이었다. 증시는 연초대비 9% 이상 상승했지만 정작 돈을 번 사람이 별로 없었다.

신재범 지점장은 "올해 코스피는 1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까지 완만하게 상승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중간에 2000포인트를 놓고 공방을 벌일 수 있지만 2300포인트 정도까지는 꾸준히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절세 수요와 맞물려 주식에 대한 관심이 회복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대전환(Great Rotation)'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절세를 위해 주식관련 상품으로 자금이 많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예전처럼 주식형 펀드나 자문형 랩이 아닌, 중위험·중수익의 인컴펀드 또는 새로운 컨셉의 하이브리드 상품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지수가 21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으로 강한 매수세가 쏠려야 본격적인 자금 유입이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 지점장은 "PB들 중심으로 주식시장 진입에 대한 긍정적 관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며 "절세 효과를 100% 가져가면서도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궁극적인 상품은 결국 주식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닥 지수는 3년 만에 550포인트를 돌파했다. 코스닥 전망에 대해 신 지점장은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새 정부의 중소기업 상생 정책 등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추가 상승 여력은 있다고 봤다. 다만 종목별로는 편차가 클 수 있다는 견해다.

신 센터장은 "주식시장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지만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연 8~10%대 수익을 내는 프라이빗뱅커가 되겠다"며 "올해는 주식관련 상품에 포트폴리오의 30% 정도를 분산하고, 해외채권에 30~40%, ELS에 20%, 10%는 현금으로 들고 가길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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