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학구조개혁위원회 '휴업'…"구조조정 후퇴"

단독 대학구조개혁위원회 '휴업'…"구조조정 후퇴"

최중혁 기자
2013.04.10 06:05

전체회의 무기한 연기, 위원들도 교체…"대학발전기획단 거수기 노릇" 우려

이명박정부에서 추진됐던 대학 구조개혁 작업이 새 정부 들어 휴업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들도 위촉 3개월여만에 일부 교체될 전망이다.

9일 교육부 및 위원회에 따르면 이 달 2일로 예정됐던 제2기 위원회 전체회의가 무기한 연기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자문기구로 2011년 7월 1일 발족한 위원회는 지난해까지 40여 차례의 전체회의를 거쳐 총 21개의 경영부실대학을 지정한 바 있다. 지난 2월 1일에는 위원 20명(기존 위원 13명, 신규 위원 7명)이 이주호 전 교과부 장관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제2기 활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위원회는 단 한 차례만 회의를 열고 잠정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박 대통령이 지역·대학별 특성을 반영한 대학 평가방식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영향을 받았다.

교육부는 공약 실천을 위해 지난달 28일 박 대통령에게 민관 전문가로 대학발전기획단(이하 기획단)을 꾸려 5월에 새로운 구조개혁 추진모델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교육부는 현재 기획단 인선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새 구조개혁 방안이 나올 때까지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위원도 일부 교체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위원회에 지방대 인사를 포함시키는 등 구성을 새롭게 할 방침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위원회가 기획단의 들러리가 돼 구조개혁이 크게 후퇴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1기에서는 장관 자문기구로서 부처의 간섭없이 거의 독립된 활동을 펼쳐왔다"며 "하지만 교육부나 기획단이 평가방식을 미리 정해주면 위원회는 거수기 노릇밖에 못해 구조개혁은 크게 후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육부가 밝힌 평가개선 방침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학평가시 정량지표 외에 교육의 질과 개별대학의 특성을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위원회의 한 위원은 "평가 시작단계에서부터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가 들어가면 저마다의 주관이 개입돼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지방대나 개별대학의 특성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평가 첫해에 그런 문제제기가 있어 지난해 평가에서는 그런 부분이 이미 상당히 보완됐다"고 강조했다. 현 평가체제로도 큰 문제가 없는데 부실대학들의 반발에 박 대통령과 교육부가 현혹됐다는 주장이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부실대학 총장 출신이어서 대학 구조개혁에 소극적이란 의혹의 시선도 존재한다. 서 장관은 지난해 9월 학자금대출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경주 위덕대학교 총장을 지내다 지난 2월 교육부 장관에 내정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획단의 경우 구조개혁 방안뿐만 아니라 지방대 육성 등 고등교육의 큰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며 "위원회는 앞으로도 계속 지속되며 기획단 설립으로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정부는 정치권의 '반값등록금' 요구와 학령인구 급감 추세에 대응해 2011년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5개교 퇴출, 입학정원 감축, 학과 통·폐합 등의 성과를 거뒀다. 현재의 대학정원이 유지될 경우 2017년 고교졸업 인원이 대학입학 정원을 밑돌고, 2024년에는 17만명이 모자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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