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행정공제회 PEF 공격 출자…1500억 푼다

[단독]행정공제회 PEF 공격 출자…1500억 푼다

박준식 기자
2013.04.10 07:11

6~7개 운용사에 200억 이상 출자 계획…예년의 두 배 "시장 위상강화 포석"

지방행정공제회(POBA)가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에 투자하는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에 최대 1500억 원의 자금을 상반기 내에 나눠주기로 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이런 내부방침을 확정하고 내주 중 정식공고를 내고 운용사 선정에 나서기로 했다. 행정공제회는 최대 1500억 원의 출자금을 심사에 응한 운용사 중 약 5~7곳에 나눠줄 방침이다. 운용사 별로 투자 약정하는 자금은 각 200억~300억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공제회는 올해 순투자금으로 8500억 원을 책정했고, 대체투자에 6000억 원, 주식에 2000억 원을 배분하기로 했다. 이번 PEF 출자금 1500억 원은 대체투자에 책정된 6000억 원의 25%에 해당한다.

행정공제회는 상반기에 PEF 출자금으로 1500억 원을, 하반기에 VC(벤처캐피탈) 출자금으로 1000억 원 가량을 소진할 계획이다. 나머지 대체투자 관련 3000억 원은 오피스 빌딩이나 상가 부동산, 호텔, 인프라 자산 등에 직접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행정공제회는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출신의 23만 여명을 회원으로 둔 상호부조단체다. 이 공제회는 지난해 말 기준 5조 원대의 자산을 올해 6조3000억 원으로 키우고 오는 2015년까지 7조 원대로 늘릴 계획이다. 조달금리가 4%대인 이들은 회원들에게 5.3%의 퇴직급여율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연기금보다는 리스크가 다소 높은 포트폴리오 운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행정공제회의 PEF 출자에는 돈가뭄에 시달리는 국내 중소 운용사들과 지난해 앵커 투자자에게 자금을 받아 블라인드 펀드 약정규모를 키우려는 우수 운용사들이 대거 응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국내 대형 운용사 중 H&Q AP가 3호 펀드 모집에 나섰고, 지난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700억 원을 출자 받은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스트가 약 3000억 원 규모의 대형 펀드를 구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행정공제회의 출자는 시기상으로 적절했다는 시장의 평가를 얻고 있다. 한국정책금융공사(KoFC)가 지난 2011년까지 신성장, 일자리 등 각종 명분으로 돈을 풀다가 지난해부터 갑자기 PEF 출자를 중단한 후 국민연금기금까지 지난해 투자를 건너뛰면서 시장에서는 돈줄이 말랐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은 오는 5월께 큰 규모의 정시출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운용사 당 1000억 원 이상의 단위가 될 것으로 보여 중소형사들에는 이번 행정공제회의 투자가 가뭄의 단비라는 분석이다.

행정공제회는 지난 2011년 말 최대 800억 원의 PEF 출자를 계획해 이듬해 1월 IMM프라이빗에퀴티와 LB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등 세 곳 운용사에 총 700억 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당시는 국민연금 등의 앵커 투자에 보조를 맞추기 위한 매칭 출자의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약 1년 반 만에 행정공제회가 계획한 PEF 투자는 예년의 두 배에 해당하는 공격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행정공제회는 현봉오 전 가울투자자문 비상근 감사를 최고운용책임자(CIO)로 선임했고, 현 CIO는 최근 연기금 최초로 국내외 헤지펀드 동시 출자 등을 계획하며 공격적인 역량을 내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KoFC, 우정사업본부 등에 이어 공제회 중에서 POBA가 올해 가장 적절한 시기에 PEF 투자를 결정했다"며 "PEF 투자가(LP)로 예측 가능한 시기에 예년의 두 배 자금을 푼다는 것은 GP들로부터 앵커 투자가로서 시장의 위상을 강화하면서도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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