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획사 대표에 색안경? 이제 그만

[기자수첩]기획사 대표에 색안경? 이제 그만

김성호 기자
2013.04.14 15:01

"드라마에 나오는 기획사 사장처럼 했다가는 소속 배우들한테 욕먹을 걸요."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꽤 잘 나간다는 한 기획사 대표에게 드라마 속 모습과 현실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통상 드라마에 등장하는 연예기획사 대표는 명품 수트에 수입 자동차를 몰고다니는 등 재벌 3세를 연상케 하지만 현실에선 66㎡(20평) 남짓한 전세아파트에다 '뚜벅이' 생활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물론 한류바람을 타고 급성장한 연예기획사는 과거 '학고방' 수준이 아니다. 국내 최대 기획사로 꼽히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만 보더라도 지난해 매출이 1700억원에 시가총액은 1조원에 육박한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시총이 7730억원에 달하고 다른 상장기획사들도 실적과 주가가 개선되고 있다.

최근 비상장사 가운데 자산이 100억원이 넘어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획사도 부쩍 늘었다. 기획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수입규모가 커지고 외형도 커진 덕분이다. 일부 기획사는 이를 토대로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가 커지면 CEO(최고경영자)도 돈방석에 앉기 마련이다. 에스엠을 만든 이수만 회장과 와이지의 양현석 프로듀서, 키이스트의 최대주주인 배용준 등은 손꼽히는 스타 주식부호다.

하지만 연예기획사들은 몸집이 커지면서 경영시스템도 업그레이드돼 이상한 색안경을 벗을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대형기획사의 경우 매니지먼트와 경영을 분리했다. 회사를 설립해 연예인 육성에만 주력하던 CEO들이 회사 규모가 커지고 상장도 하면서 전문경영인을 두는 사례가 늘었다.

한 기획사 전문경영인은 "이제는 단순히 연예인만 육성해서는 성장할 수 없다"며 "증시에 상장하는 기획사가 늘어나는 만큼 책임경영이 필요하고 대부분 CEO의 마인드도 상당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엔터산업이 커진 만큼 기획사도 달라지고 있다. 연예인 지망생들의 꿈을 이용해 개인의 영리를 추구하는 기획사가 더러 있지만 국내 엔터산업 성장의 초석을 다지는 기획사나 그 CEO에게는 '정상적인' 시선을 보낼 때가 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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