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연동제로 원유가 106원 인상..하반기 빵·과자 연쇄 인상압력

오는 8월부터 유제품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오른다. 2011년 8월 이후 약 2년만의 인상이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우유, 유제품은 물론 이를 주원료로 쓰는 빵·과자·아이스크림·커피음료 등의 도미노 인상압력이 예상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낙농농가 모임인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오는 27일 낙농진흥회 임시이사회에서 ℓ당 834원이었던 원유 가격을 오는 8월 1일부터 940원으로 106원(12.7%) 올리는 안건을 보고할 예정이다.
낙농분야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낙농진흥회의 이사진은 △낙농진흥회장 1명 △농림축산식품부 국장 1명 △농협중앙회 추천 4명 △낙농육우협회 추천 3명 △유가공 업계 추천 4명 △학계 1명 △소비자 단체 1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다.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 출석하면 이사회를 열고, 출석 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게 된다.
올해 원유가격 연동제가 처음 시행되는데, 앞으로 매년 8월마다 원유 기본가격을 기준원가와 변동원가로 구분해 산출한다. 기준원가는 매년 통계청이 계산하는 우유생산비 증감액을 가감하고, 변동원가는 전년도 소비자 물가인상률을 적용해 조정하게 된다.
올해가 시행 원년인만큼 이사회에서 별다른 논쟁이나 협상 과정 없이 안건이 통과될 전망이다. 이 제도는 3~5년마다 원유가격을 결정할 때 낙농가와 유업체간 갈등이 끊임없이 반복되자 정부가 대안으로 도입한 것이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산출 공식에 따라 이번에 기준원가와 생산원가가 각각 104원, 2원 올랐다"며 "정해진 공식에 대입한 결과이니 예정대로 인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치즈 등 유가공제품은 물론 이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과자, 아이스크림, 커피음료 등 가공식품 값도 잇따라 들썩일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가격이 ℓ당 100원 가량 오르면 유업체들은 뒤따라 우유값을 200~400원씩 올려왔다. 2년간에 걸친 인건비, 가공비, 물류비 상승분이 포함되는데다 대리점과 소매점의 마진율 때문에 원유가격 인상분보다 소매가 인상분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흰 우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값이 차지하는 원가비중은 통상 35%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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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당시 당시 현재 낙농가와 유업체들은 진통 끝에 원유 가격을 ℓ당 704원에서 834원으로 130원(18.5%) 올리기로 했다. 원유 가격이 오르자 곧이어 유업체들은 흰우유 1ℓ 가격(대형마트 기준)을 2150원에서 2350원으로 200원 정도 올렸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통상 원유가격이 100원이 오르면 실제 소비자가는 3배(300원) 안팎으로 오르게 된다"며 "2년 전 당시에는 정부의 물가 관리 압박이 심한 상황이서 나머지 비용은 내부적으로 감내하고 원유가 인상분 정도만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2350원에 팔리는 흰우유 1ℓ 가격은 2700~28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원유나 유제품 가격 인상이 빵값 인상을 자극할지도 주목된다. 제빵업체들은 올 초 밀가루값 인상 이후에도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 최대 양산빵 업체인삼립식품(49,850원 0%)의 경우 지난 2월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가 반발 여론에 밀려 12일 만에 철회 한 바 있다. 양대 프랜차이즈 빵 업체인 파리바게뜨(SPC그룹)와 뚜레쥬르(CJ푸드빌)도 올 들어 인상을 단행하지 않은 채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농식품부도 이같은 문제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원가 연동제가 '이론적'으로는 낙농산업 선진화 대책의 일환이지만, 매년 8월마다 원유 가격이 뛸 경우 식탁 물가 불안을 부추길 수 있어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가 가격 문제에 직접 개입할 순 없다"면서도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 보완책 마련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