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7일. 여의도 증권사의 시세판은 온통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전날 JP모간이 "'갤럭시S4'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1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하향한 것이 이날 증시를 뒤흔든 주요인이었다.
이날 삼성전자는 물론 스마트폰 부품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그동안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부품업체들의 급락은 주식시장 전체를 휘청이게 만들었다. 코스닥은 두달만에 540선을 내어주며 투자자들을 패닉에 빠뜨렸다.
이같은 모습은 국내 부품업체들의 삼성전자 의존도가 과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심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장면이다. 삼성전자가 만드는 스마트폰 한 모델이 국내 부품업계, 더 나아가 전체 주식시장을 때론 울고, 때론 웃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부품업계에서 이제는 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언제까지 삼성전자만 바라볼 순 없다. 최근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혁신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시각도 있고, 중국 스마트폰 기업의 약진도 위협적이다. 삼성전자만 바라보다가 자칫 한순간에 시장에서 뒤쳐질 수도 있다. 이미 휴대폰용 키패드, 케이스 사업을 통해 승승장구하던 부품업체들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험도 했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쌓아왔다. 예컨대 국내 FPCB(연성회로기판) 1위 기업 인터플렉스, 전자부품기업 파트론 등은 올해 매출액 1조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거래하며 쌓은 부품업체들의 경험과 품질경쟁력, 생산능력은 세계 시장에서도 통할 정도다. 일본 기업이 독식했던 세계 FPCB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규모도 커졌고, 경험도 쌓았다. 이제는 시야를 넓혀야한다. 삼성전자나 안방시장을 과감히 박차고, 드넓은 해외시장이나 다른 사업에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한다. 그나마 여러 부품업체들이 최근 중국을 비롯해 해외시장에서 영업을 확대하고, 새로운 소재나 방식을 적용한 부품개발에 나서고 있는 점은 다행이다. 그러나 시장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최고 실적을 거두고 있는 지금이 바로 변신하고 행동해야할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