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까지 갈 줄 알았냐고~"
코스피지수가 1950선에서 오락가락할 때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를 팔아 10% 넘게 수익을 거뒀다고 자랑하던 지인의 표정이 최근 바뀌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자 '닭 쫓던 개'가 된 심정이라고 한다. 다시 들어가자니 오를까 싶고 그냥 있자니 아쉬운 마음이다.
코스피지수가 반등을 시작한 7월 이후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6조5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9조6000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1850선에서 2000선으로 오르는 동안 개인들은 큰 재미를 못 봤다는 얘기다.
8월 말까지만 해도 신흥국 금융위기 등 '9월 위기설'이 제기되며 암울한 전망이 많았던 터라 외국인 순매수가 이같이 폭발적일지 예측하지 못했던 탓이다. 당시 대부분의 증권사 리서치에서도 1950을 박스권 상단으로 잡고 '차익실현을 염두에 두되 조정시 매수에 대응하라'는 조언 일색이었다.
사실 상승장에서 개미 소외는 매번 반복되는 얘기다. 외국인, 기관과 함께 증시의 3대 투자주체지만 일사분란한 자금 집중력이 없는 탓에 늘 남(외국인) 좋은 일만 시킨다는 한탄이 이어진다.
그간 데인 사례가 많아서기도 하다. 가깝게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몰렸던 개미들의 자금이 아직도 상당수 마이너스 펀드에 남아있고 멀게는 2000년대 초 IT버블 붕괴로 입은 대규모 손실이 꼽힌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2-3년간 1800~2200 사이에서 장기 박스권 흐름을 보였던 것도 개미들이 증시에서 이탈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역시 2000선을 회복하자마자 주식형 펀드 환매가 쏟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1조4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6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2000을 넘어서 추가 상승이 힘들 것이란 경험적 판단 때문이다. 역설적인 사실은 펀드 환매에 따른 투신 매물이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 중국이 동시에 경기 회복세를 보인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며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신흥국의 금융 불안 와중에 한국은 견고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와 외환보유고 등이 재평가 받고 있다.
외국인은 20여일 가까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며 코스피지수 상승을 확신하고 있다. 반면 개미들은 여전히 의구심이 가득하다. 개미들이 한국 경제와 증시를 믿게 될 때 코스피지수 2000 고비를 확실히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