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우리사주 신탁상품 구조화로 완판…IB 주관경쟁서 선취점 확보
삼성증권(111,600원 ▼200 -0.18%)이 5조원 규모로 기대되는 카카오 IPO(기업공개) 주관 경쟁에서 사실상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임직원들이 내놓은 비상장 우리사주를 신탁상품으로 구조화, PB(프라이빗뱅킹) 고객들에게 전량 판매하면서 내년 말로 예상되는 IPO 분위기를 조성한 것.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카카오와 2년 내에 IPO를 성공적으로 성사할 것을 약속하고 최근 25만주의 카카오 우리사주를 거액자산가들에 모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증권은 PB 고객들에게 카카오 주식이 2년 내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당 7만9560원에 총 199억원 어치 물량을 넘겼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카카오가 삼성증권에 자사주 물량 일부를 비밀리에 맡긴 배경은 우리사주를 가진 직원 중 일부가 빠른 현금화를 원해서였다. 카카오는 이 자사주를 소란스럽지 않게 처리할 방법을 모색하다 삼성증권에서 해법을 찾았다. WM(웰스매니지먼트) 사업에 비중을 둔 삼성증권이 장외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면 각종 노이즈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카카오에 '비상장주식 편입 특정금전신탁'을 제시한 것.
삼성증권은 카카오 25만주를 처리하기 위해 특정금전신탁 기간을 계약일로부터 2년(만기 연장 가능)으로 정하고 49인 이내의 투자자를 모집했다. 물론 이 신탁자금은 대부분 카카오 25만주를 매입하는데 쓰였고 일부는 유동성자산(시중은행 MMDA 등)을 운용하는 것으로 활용됐다. 삼성증권이 설계한 이 상품은 이달 10일 완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점은 삼성증권이 상품을 설계하면서 비상장기업인 카카오 주식의 가격을 주당 7만9560원(1.96% 선취수수료 포함)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주당 500원짜리 카카오 주식이 약 159배에 시장에서 거래됐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기초로 하면 삼성증권이 평가한 카카오의 기업 가치는 현재 기준으로도 2조원이 넘는다.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들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한국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어서며 최근 국내외 가입자수가 1억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는 모바일시장의 우세를 발판으로 최근 국내 PC메신저시장으로 눈을 돌려 네이트온을 뒤쫓기 시작했다.
이런 성장세로 카카오의 기업가치는 지난해보다 4배가량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중국 텐센트와 국내 위메이드에서 920억원을 투자받았는데 이들이 취득한 지분 19.3%는 주당 2만원가량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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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투자은행) 관계자는 "카카오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내년 말 IPO에 나서고 국내외 상장이 현실화된다면 시가총액 5조원도 무리가 아니다"라며 "최근 라이벌인 네이버 라인이 30조원대 글로벌 상장을 계획한 것이 카카오의 경쟁심을 자극, 이번 거래를 만든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