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투매..."일부 중소형주 급락에 투심 무너져"

"황당하지만 정확한 원인 파악이 안 되네요"
외국인 매도에 코스피가 엿새째 약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코스닥이 급락했다. 갑작스런 조정에 금융투자업계의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들도 어리둥절했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7.57포인트(0.38%) 내린 1977.3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12.80포인트(2.48%) 하락한 502.94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6일 연속 하락세였지만 지난 7일부터 3거래일 연속 낙폭이 확대되는 흐름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719억원, 기관이 15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85억원, 기관이 600억원 순매도로 마감했다. 기관 매도가 압도적으로 컸다는 점에서 수급적으로는 기관이 코스닥 급락의 주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기관별로는 주체가 다양했다. 투신(207억원)이 많은 편이었지만 금융투자(120억원), 보험(78억원), 연기금(51억원)이 골고루 코스닥 주식을 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각각 다른 이슈로 악재가 터진 일부 종목이 급락하며 중소형주에 대한 투심이 빠르게 나빠졌다고 판단했다. 실적부진에 하락한락앤락, 유상증자에 급락한JB금융지주(23,700원 ▼100 -0.42%), 게임사업 매각을 부인한CJ E&M의 주가가 급락하며 불안심리를 부추겼다는 견해다.
김태운 NH-CA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락앤락, JB금융지주, CJ E&M과 같은 중형주가 급락하자 중소형주에 대한 투심이 일제히 악화됐다"며 "일부 종목에 대한 매도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대되며 코스닥 지수가 크게 밀렸다"고 분석했다.
◇이성잃은 코스닥, 투매에 급락 =이날 코스닥 지수는 출발은 좋았다. 장 초반 상승세로 첫 출발을 끊었지만 이내 하락반전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는 CJ E&M이 13.86% 빠졌고SK컴즈가 12.35% 밀렸다. 그간 잘 나갔던바이오랜드(3,320원 ▼80 -2.35%),하이비젼시스템(10,150원 ▼430 -4.06%),에스엔유등이 크게 밀렸다. 바이오주 가운데차바이오앤(10,930원 ▼450 -3.95%)이 4.34% 하락했고메디포스트(8,700원 ▼240 -2.68%)도 4.53% 밀렸다.KH바텍(10,350원 ▼290 -2.73%)등 IT부품주도 줄줄이 하락세였다. 코스피 종목이지만 중형주인 락앤락은 14.99% 급락, 하한가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CJ E&M과 락앤락이 중소형주 투심에 찬물을 끼얹으며 도미노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3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마침내 표면으로 노출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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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재 동양증권 스몰캡팀장은 "최근 일부 중소형주의 실적 부진에 CJ E&M 등 중형주 악재가 부각되며 중소형주에 대한 불안감이 한꺼번에 표출됐다"며 "스마트폰 부품주도 올해 초에는 기대감이 컸지만 이제는 모멘텀이 없어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신승훈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매니저도 "CJ E&M과 락앤락에서 기관 매도가 많이 나오며 이날 기관이 집중적으로 차익실현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매도가 매도를 낳는 와중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다시 불거지며 지수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지지선 내준 코스닥, 전망은=이날 급락으로 코스닥 지수는 지난 6월26일 이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은 515포인트가 중요한 지지선인데 515선이 무너지면서 투매가 나왔다"며 "515선이 무너진 이상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490포인트까지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간 막연한 실적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고PER주가 급락세를 연출했다. 일례로 코스닥 시가총액 3위서울반도체(11,510원 ▼440 -3.68%)는 지난 8일 6.35% 하락세 이어 이날도 2.81% 약세를 기록했다. 많이 올랐던 종목에 대한 기관의 전형적인 차익실현이었다.
이런 움직임은 연말을 앞둔 펀드매니저들의 일부 포트폴리오 교체와도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내년 초에 경기가 반등하고 경기민감 대형주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때에 대비해 중소형주에 넣었던 자금을 주가가 조정받는 대형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일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운 펀드매니저는 "연말로 갈수록 중소형주 비중을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 관리를 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일부 있다"며 "다만 기관의 연말 차익실현에 IT부품주, 바이오주, 게임주 주가가 크게 빠졌지만 이 시기를 지나면 다시 반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