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성향에 따라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둘러싼 '메호대전' 승자를 다르게 꼽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프랑스 스포츠지 르퀴프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난양기술대 등을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지난달 대한민국을 포함한 26개국 1만661명을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와 정치적 성향, 미디어 이용 습관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정치 성향, 권위주의 성향, 자아존중감, 출신 국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등 변수를 통해 메시와 호날두에 대한 선호도를 입체적으로 규명했다. 분석 결과 자신을 진보 성향에 가깝다고 응답한 사람일수록 메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대로 보수 성향에 가깝다고 응답한 사람은 호날두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응답자의 나이, 성별, 교육 수준 등 변수를 적용한 뒤에도 유지됐다. 특히 젊은 층에서 정치 성향과 선수 선호도 사이 관련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 성향뿐만 아니라 심리 상태에 따른 차이도 발견됐다. 직관적 사고보다 분석적 사고가 강한 사람일수록 메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권위주의적 성향이거나 자아존중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사람들에게는 호날두가 더 매력적인 인물로 다가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메시를 더 선호하는 국가는 대한민국, 아르헨티나, 핀란드, 스페인, 영국,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등이었다. 반면 호날두를 더 선호한 국가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멕시코, 이집트, 말레이시아, 포르투갈, 싱가포르, 중국, 프랑스, 인도, 나이지리아 등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특히 아르헨티나와 더불어 메시에 대한 선호도가 유독 높았는데, 이는 호날두에 대한 비호감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메시와 호날두의 실제 성격을 단정한 것이 아니라, 대중이 두 선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분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시가 조용하고 팀 지향적인 이미지인 반면 호날두는 야망과 개인적 성취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이미지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을 평가할 때 개인의 가치관과 정체성이 일부 반영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사이푸딘 아흐메드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정치적 정체성과 심리적 특성이 문화적 취향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준다"며 "대중이 각 선수에게 부여하는 상징적 이미지가 선호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두 현상 사이의 통계적 연관성을 확인했을 뿐, 특정 축구선수 선호가 정치 성향을 결정한다거나 반대로 정치 성향이 선수 선호를 직접적으로 만든다는 인과관계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연구는 학술논문 플랫폼 사회과학연구네트워크(SSRN)에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