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후 5년만.. ㈜두산, 부채비율 260~270%까지 하락

두산이 그룹차원에서 자산재평가를 실시한다. 전 계열사가 나서 자산재평가를 하는 것은 2008년 이후 5년 만이다.
두산(1,541,000원 ▲99,000 +6.87%)관계자는 10일 "구체적인 일정이나 시기가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그룹 전반에 걸쳐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이 자산재평가에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동양 사태로 유동성 위기 기업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지택두산중공업(127,100원 ▲4,500 +3.67%)부회장은 지난달 13일 기자와 만나 "두산이 밥캣 등을 인수·합병(M&A)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 비율을 낮추기 위해 해외예탁증서(GDR)를 발행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실제 지난달 21일두산인프라코어(13,800원 0%)는 최대 4억 달러(약 4212억 원) 규모의 GDR 발행을 위해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GDR 발행은 이날(10일) 완료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GDR을 통해 마련된 자금으로 밥캣 인수에 쓰인 차입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GDR 발행에 성공해 회사 부채비율이 올해 3분 기말 기준 305%에서 올 연말 25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두산건설도 지난 6일 재무 상황 개선을 위해 그 간 추진해 온 4000억 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두산건설은 이 자금을 단기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상환 후 부채비율은 222%에서 150%대로 개선된다.
하지만 두산건설 주가는 이날 52주 최저가까지 떨어졌고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임원과 사장들이 나서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지만 1만1000원대 선에 머물고 있다.
두산이 자산재평가 카드를 꺼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자산재평가란 재무제표가 기업의 재무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토지 건물 등 고정자산의 장부 가격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직후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2000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정부에서 자산재평가를 허용했다. 하지만 2001년부터 금지됐다 2008년 말 다시 풀리면서 두산 계열사들이 자산재평가를 일제히 실시했다.
독자들의 PICK!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면 대개 자산 가격이 올라가면서 자본(자본잉여금)도 늘어나 부채비율은 낮아진다. 부채비율이 낮아지면 재무구조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주가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 두산 계열사들이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는 경우 계열사들의 부채비율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3분기 말 기준으로 366%에 달했던 ㈜두산의 부채비율(연결기준)도 260~27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두산은 지주회사로서 계열사들의 기업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자산재평가를 통해 평가차익이 늘어나면 자회사 자산증가로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낮아는 효과가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두산이 자산재평가를 통해 유동성 위기 기업이라는 것을 불식시키고 시장에서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두산 계열사들이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면 유형자산 등을 시가화해 자기자본 상태와 부채비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