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 이홍구 KB증권 대표
IB딜 연계 상품 리테일 채널 공급도 안정성 우선…"촘촘하게 체크"
위탁자산에서 WM자산 중심 체질 변화…내년엔 내실있는 100조
'시대상에 맞게' 연금본부 그룹 격상…상품 라인업도 강화

"고객이 잘돼야 직원이 잘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직원은 고객이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제시하는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중장기적 안정성입니다."
이홍구 KB증권 대표가 자산관리(WM)에 있어 고객 신뢰를 이어가기 위한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개인적인 철학과 목표를 밝혔다.
이 대표는 "돈은 꼬리표가 없다. 많이 벌었다가 크게 잃는 것은 소용없고 자산 배분을 통한 포트폴리오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도 리스크는 줄이는 방어형 수익이 성장해야한다"며 "주식형과 채권혼합형으로 분산투자하거나 전문가에게 일정 부분을 맡기는 등 현명한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WM 성과는 어땠나요. 비결은 무엇인가요.
▶주식시장 호황으로 고객들의 직접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위탁자산은 지난해 말 139조8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66조2000억원으로 순식간에 불어났습니다. 주식관련 펀드와 랩 잔고도 늘었습니다. 작년부터 미국채 등 국채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15조원 정도가 유입됐습니다. 이중 15~20% 비중을 주식관련 펀드와 랩이 차지했습니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무리하지 않고 혼합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한 결과입니다.
2년 전부터 큰 시장의 초입단계라는 것도 강조해왔습니다. 코스피 지수 2500 전후에서 4000까지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부동산 자금이 주식투자 자금으로 넘어올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주식 투자 비중이 40% 초반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부동산 투자 비중은 70%에 달하고 주식 투자는 15%에 그칩니다. 주식 투자가 2배 늘어도 외국에 못 미칩니다. 성장하는 시장에서 머니무브 가능성을 봤습니다.
-증시에서 어떤 흐름 변화를 보셨나요.
▶2년 전 봄에 주식시장 밸류업을 이야기한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판단합니다. 당시 초우량주 비중 늘리자고 했습니다. 반도체를 비롯해 조선, 방산 등을 추천했습니다. 밸류업 종목이 50개라길래, 그건 추천 안한 것과 같아 20~22개로 줄여 HTS와 MTS에 노출했습니다. 규제나 입법이 뒤따라오지 못했다가 새정부 들어 분위기가 바뀌면서 증시는 비로소 제자릴 찾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2800 언저리에서 박스권에 있을 때도 KB증권은 가장 먼저 코스피 상단을 5000으로 제시했습니다. 앞서 2024년 봄에는 '어게인 바이 코리아 캠페인'에서 삼성전자(219,500원 ▼5,000 -2.23%), SK하이닉스(1,222,000원 ▼3,000 -0.24%), 현대차(513,000원 ▼19,000 -3.57%) 등 12~13종목을 추천한 바 있습니다. 지금도 리서치센터에서 이런 우량주 중심으로 종목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PICK!
-WM 자산 구조상 추구하는 포트폴리오를 알고 싶습니다.
▶KB증권은 위탁 중심에서 WM으로 자산의 체질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리테일 부문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입니다. KB증권의 리테일 전체 자산의 구성 중 WM자산의 비중은 2020년 말 30%에서 지난해 35%까지 증가했다가 최근 31%로 축소된 상태입니다. 위탁자산이 급격히 늘면서 상대적으로 전체 자산에서 WM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었습니다.
WM자산은 올해 말까지 87조원까지 확대하고, WM자산 비중은 35% 수준을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WM자산이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는데, 단순히 외형을 키우는 것을 넘어 질적 개선을 이뤄야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안정성을 강조하셨습니다. IB 연계 상품에도 적용될까요.
▶물론입니다. 국내에 해외 단독 부동산 대체상품이 증권사에 대거 유입된 6~7년 전 자금 경생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금리가 폭등하면서 선순위 채권자에게 금리를 맞춰줄 수 없었습니다. 선순위 채권은 기한이익상실(EOD)을 맞았습니다.
국내에 해외 IB 단독상품은 좋은 물건이 들어오지 않을 것이란 걸 예상해야 합니다. B 상품이 초창기엔 좋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에 따라 상품의 품질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예측하기 힘듭니다.
고객이 타 증권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과 시장 유형별 라인업을 구축해야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어떤 회사가 투자 철회한 리스크 있는 상품을 리테일에서 팔게 할 순 없습니다. 리테일 고객에게 소개되는 상품이라면 촘촘하게 체크하는 게 우선입니다.
-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내부 검증 프로세스를 거쳐 우수한 자문사(운용사)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발굴된 자문사와 협업해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상장 기업 투자자산을 리테일 채널에 공급할 때는 수차례의 검토를 거치고 있습니다. 리스크본부 내 심사부서에서 검토가 끝나더라도 협의체의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협의체에는 리스크관리, 소비자보호 등 내부통제부서가 있습니다. 소비자보호부서는 진행된 협의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비토권도 있습니다.
고객에게 우량한 자산을 소개하려는 노력으로 업황이 개선되기 시작한 조선업 중 비상장사인 대한조선에 대한 투자를 검토해 WM고객에게 소개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상품의 누적 수익률은 투자한 지 1년 반 만에 941%(지난 7일 기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연금사업본부를 대표 직속의 연금그룹으로 격상했습니다. 고객의 노후자금인 연금을 지키면서 투자할 수 있도록 서비스 질을 향상시킨다는 취지였습니다. 영업점과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영업태블릿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결합해 대면과 비대면을 연계한 상담시스템을 고도화하기도 했습니다.
-금융그룹으로서 KB증권만의 강점은 무엇입니까.
▶KB금융은 금융그룹 중에서도 협업이 잘 되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KB금융그룹은 계열사간 협업을 하면서 대체상품, 비시장성 해외상품 등 망가진 게 거의 없습니다. 골든와이즈 더퍼스트, KB스타PB센터 등 그룹의 고액자산가 채널에서 증권사 인력을 러브콜 하고 있습니다. 전 채널에는 증권사 전문가들이 파견돼 협의체를 꾸리고 있습니다. 만약 문제가 있는 상품은 이 협의체 회의에서 대부분 부결돼 걸러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로 130만명가량 고객이 사용하는 에이블플러스통장이 있습니다. 에이블플러스통장은 은행의 대출, 증권의 주식거래가 가능한 통장으로 만능 통장으로도 불립니다. 고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목표나 철학은 무엇입니까.
▶고객이 잘돼야 직원이 잘됩니다. 직원이 잘된다는 건 오랫동안 일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에게 제시하는 포트폴리오가 우량종목을 비롯해 안정적인 자산으로 분산돼 있어야 합니다. 채권으로 일정 부분 고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수익 내는 와중에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게 고객의 불안감을 낮추고 신뢰감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지키는 성장'이 중요합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외 자산 비중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 외 자산의 비중은 포트폴리오의 3분의 1은 돼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