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IT 업체에 삼성 출신이 만든 사모펀드도 인수 희망
삼성 반도체 유통기업 시장점유율 1위인 에스에이엠티(SAMT) 인수전에 다수 후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15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에스에이엠티 매각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13일 진행한 인수 의향서 접수에 전략적 투자자(SI) 3곳과 재무적 투자자(FI) 2곳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IT 부품 유통업체들과 삼성그룹 출신들이 만든 사모펀드 한 곳이 이 거래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은 최대주주인 한국씨티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87.5%로 거래 가격은 1500억원에서 2000억원 사이로 평가받는다.
전략적 투자자들은 삼성 반도체 유통시장에서 점유율 50%가 넘는 에스에이엠티의 시장 지배력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출신들로 구성된 사모펀드는 에스에이엠티가 가진 삼성과의 긴밀한 유대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에스에이엠티는 1999년 삼성그룹 출신의 성재생 회장이 합류한 이후 회사 임원 8명 중 6명이 삼성 출신으로 구성돼 우호적 거래관계를 맺고 있다.
거래 당사자는 “지난 매각 때보다는 분위기가 좋다”며 “채권단의 동의가 있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사안을 발표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매각에선 몇 개 후보가 관심을 보였으나 매매금액이 기대가격에 못 미쳐 거래가 연기됐다.
이번 M&A에서 달라진 조건은 경영진의 우선매수권 활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는 것이다. 에스에이엠티 채권단은 2010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 후 출자전환하는 과정에서 임직원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했으나 매각이 실패하면 박탈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지난 매각 당시에는 잠재인수후보들이 경영진의 우선매수권 행사를 통한 MBO(경영자 인수) 가능성을 염려해 최종 입찰 참여를 꺼렸다. 하지만 새로 매각에 들어가며 이 리스크가 사라져 매각자 측이 부담을 덜게 됐다.
하지만 기업가치가 크게 바뀌지 않아 M&A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다른 거래 관계자는 “얼마 전 3분기 실적이 나왔는데 생각보다 회사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번 매각도 그리 긍정적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우선매수권 해소는 거래에 직접 영향을 끼칠만한 주요 변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에스에이엠티는 2분기까지 호실적을 보였지만 3분기 들어 부진을 겪었다.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469억원과 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32.1% 감소했다. 지난 매각 당시 인수후보들이 부담스러워한 1900억대의 부채도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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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설립된 에스에이엠티는 2008년 파생금융상품인 키코(KIKO)에서 손실이 발생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0년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씨티은행 등 채권단이 세 번에 걸쳐 출자전환하면서 주요주주가 됐고 지난해 10월 워크아웃을 끝마치며 매각절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