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엘리베이터, 유증 수난기

[기자수첩]현대엘리베이터, 유증 수난기

유다정 기자
2014.01.27 16:28

경영 전략가들은 '부정적인 소식일수록 시장에 빨리 알려야 한다'고 말한다. 맞을 매는 미리 맞고 투자자들과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뜻이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 과정을 살펴보면 이러한 위기가 특히 많았다. 2대주주인 쉰들러가 유상증자에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도중에 들려오는 쉰들러의 소송 내용을 담느라 증권신고서를 여러 차례 수정해야 했다.

2대 주주의 반발은 자칫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자들은 쉰들러와 현대엘리베이터의 다툼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12월 초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감사위원회에 사내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감사위원회가 실제로 소송에 나서기를 기대한 건 아니었다. 쉰들러가 직접 소송에 나서 기 전 일종의 사전 절차를 밟은 것이다. 쉰들러는 이후 7180억원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금융감독원의 정정요구와 자진 정정을 포함해 모두 세 차례 증권신고서를 수정했다. 이를 지켜보는 투자자들은 혼란스럽다. 앞으로 또 어떤 이슈가 제기될 지 알 수 없어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오는 3월과 5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갚아야 하는 만큼 자금 조달이 절박한 상황이다 . 현대로지스틱스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된 후에야 기업공개(IPO)에 나설 예정이다. 현대 로지스틱스가 상장하면 최대주주인 현대상선도 보유 지분을 팔아 자금난에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인다.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의 성공 여부는 그룹 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정해진 일정 안에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주주들 역시 바라는 것이 있다. 더이상 깜짝 놀랄만한 사건이 등장하지 않도록 현대엘리베이터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2대 주주인 쉰들러와 대화 한 마디 없이 법적으로 다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아울러 소송과 관련해 '구체적인 진행 사항이 없다'는 표현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최대한 빠른 대응과 설명만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얻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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