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기인력 빼가기' 손놓은 정부

[기자수첩]'중기인력 빼가기' 손놓은 정부

송정훈 기자
2014.02.04 07:00

"정부의 개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손을 놓고 있다."

최근 만난 한 중견 전자부품 대표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핵심인력 빼가기와 관련해 던진 말이다. 정부의 핵심 대책인 기술인력 유출 신고센터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황을 지적하면서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 기술인력 유출 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2012년 3월 신고센터 설치 이후 현재까지 4건에 불과하다.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기술인력 유출 실태조사 건수는 전무한 실정이다.

중소기업청과 중기중앙회가 공동으로 설치한 신고센터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를 방지하는 업무를 전담한다. 당초 중소기업의 피해 사례를 접수받아 소송 업무를 지원하고 분기별로 기술 유출 실태조사를 실시해 공정위에 제소한다는 야심찬 계획에 따라 설립됐다.

하지만 대기업의 중기 핵심인력 빼가기는 여전하지만, 문을 연지 2년여가 지난 신고센터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중소기업의 대표는 "신고센터가 당초 취지와 달리 홍보는 물론 신고 접수에 미온적이어서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신고센터 존재 자체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현 정부가 대기업의 중기 핵심인력 빼가기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신고센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현 정부 들어 중기 핵심인력 유출 대책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중기 유관기관 고위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과거와 달리 중기 인력의 대기업 유출 대책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 신고센터 등 관련 정책의 모멘텀(동력)도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중기 대통령을 표방하면서 중기 육성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는 중기 성장의 최대 걸림돌인 대기업의 중기 인력 빼가기에 대해선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중기업계에서는 벌써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중기 대통령이라는 구호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서둘러 실효성 있는 대기업의 중기 인력 빼가기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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