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디렉터]

연초 이후 미국 FRB의 테이퍼링과 신흥통화의 급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미국의 ISM 제조업지수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추락하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1월 ISM 제조업지수는 51.3으로 시장 기대치인 56.0과 전월의 56.8을 비교적 크게 하회했다. 특히 경기 선행성을 보유하고 있는 신규주문 지수가 임계치를 하회하는 51.2로 떨어지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 ISM 제조업 지수에 대한 컨센서스와 실제치간 오차만 놓고 본다면 지난 2001년 이래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비록 테이퍼링이나 신흥국 불안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미국 경제지표의 후퇴에는 북동부를 강타한 혹한·폭설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생각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지역별 신규고용이나 제조업 경기지표에서도 불안감이 드러나고 있다. 자연재해가 경제지표 충격을 야기한 사례는 지난 2005년 8월에 발생한 카트리나가 대표적이다. 당시에도 ISM 제조업지수는 컨센서스보다 4.6포인트나 낮아지며 충격을 야기했다. 또 7월까지 37만명을 기록했던 신규고용은 8월과 9월에 각각 19만명과 7만명으로 급락했다.
북동부 지역에 미국 인구의 3분의 2가 거주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공업도시들이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이 각종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교통과 물류시설 마비가 신규주문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건설과 소비 등 각종 영역에서 직간접적으로 생산활동을 저해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근거로 일각에서는 이번 북동부 지역의 폭설과 한파가 1분기 미국 GDP를 0.1~0.2%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 미국 북동부 지역의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지역별 고용과 제조업 지수에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12월 지역별 고용지표를 보면 폭설과 한파가 강타한 북동부 지역에서 신규고용의 감소세가 상대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폭설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는 뉴저지주의 경우 12월에 신규고용이 4만명 가량 감소했으며 펜실베니아 등 주변 지역 역시 고용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또 ISM 제조업지수에 앞서 발표된 지역별 제조업지수에서도 폭설과 한파로 인한 비대칭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자연재해의 영향을 덜 받은 캔자스나 달라스 지역의 1월 제조업 경기지수는 지난달보다 상승한 반면, 폭설과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시카고와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급락하거나 둔화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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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북동부 지역에 공업도시들이 포진해 있고 서베이 지표라는 특성을 감안한다면 1월 ISM 제조업지수의 급락은 전국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기상이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된다.
물론 금융위기로 이연된 자동차 구매가 일단락되는 조짐이 나타나는 한편 출구전략에 따른 금리상승 압력이 주택시장의 확장속도를 제약할 것이다. 북동부 지역의 폭설과 한파도 계속되고 있어 1월 신규고용 등 미국의 주요 지표들이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시장은 당분간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계감을 표출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감안할 때 미국 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 첫째, 기업들의 신규고용의 유인이 발생하고 있어 노동시장의 점진적인 개선이 이어질 것이다. 둘째, 재정정상화에도 불구 고용개선과 자산시장 회복으로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확보되고 있어 내수의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셋째, 에너지 비용 절감 등으로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향상되며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