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희극인 챨리 채플린은 세상을 떠나기 두해 전인 1975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 기사작위를 받았다. 1889년 영국에서 태어난 채플린은 배우였던 부모님의 기질을 물려 받아 다섯 살 때 첫 무대에 섰고, 성인이 되어서는 영화 '모던타임즈'(1936년)를 비롯해 숱한 영화에 제작, 연출, 배우로 참여했다.
말 대신 몸으로 사람을 웃기고 울리는 그의 슬랩스틱 연기는 백미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그의 연기는 단순한 몸짓이 아닌 사회를 풍자하고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가 배우 이상의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때쯤 우리나라에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한창이었다. 19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전란으로 피폐해진 국가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모든 국민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너나할 것 없이 힘들던 그 시절 산업일꾼을 비롯해 국민들이 잠시나마 삶의 시름을 잊고 웃을 수 있도록 해준 것은 희극인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웃음을 팔러 다닌다며 ‘딴따라’라는 말을 들어야했다.
시간은 흘러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지만, 엔터업계 종사자들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0년 국내 최초로 아이돌그룹을 선보이며 한류의 시초를 연 음반기획사에스엠(93,200원 ▲500 +0.54%)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그러나 하나의 기업으로 평가받기 보단 그저 아이들에게 바람이나 넣는 별 볼일 없는 '딴따라' 기업이라는 인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엔터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 이런 평가를 받았으니 여타 기획사들이야 말하면 뭐하겠는가.
또다시 10여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에 가입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1961년 한국경제인협회로 설립된 전경련은 민간 대기업 경제인들로 구성된 단체다. 정부의 경제정책에 재계의 목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단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딴따라' 취급을 받던 엔터기업들이 전경련에 이름을 올린 것은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엔터기업들이 명실상부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재계의 한 축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중화학부터 반도체까지 그동안 우리나라를 먹여 살렸던 대표 산업들은 중국 등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한 산업들도 있다. 이런 절박한 현실을 고려하면 한류로 상징되는 문화콘텐츠산업은 우리나라가 재도약을 위해 더더욱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야할 분야다.
독자들의 PICK!
가수나 배우를 바라보며 목이 터지도록 고함치는 청소년들을 보면 아직도 ‘철모르는 아이들의 치기’로 치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 프랑스 파리 등 세계 곳곳에서 한류 스타에 열광하는 외국인들은 어떤가.
뒤늦게 남아 '딴따라'의 굴레에서 벗어나 하나의 완전한 기업으로 평가받게 된 에스엠과 와이즈엔터테인먼트에 축하의 박수를 보내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