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 5조 美다우케미칼 기초화학 인수나섰다

[단독] 한화, 5조 美다우케미칼 기초화학 인수나섰다

박준식 기자
2014.03.12 06:15

세계1위 가성소다 등 소재사업부 M&A 참전…총수 복귀후 글로벌 기업 변신의지

한화그룹이 김승연 회장의 사실상 경영복귀를 맞아 대규모 신사업 프로젝트에 나섰다. 미국 다우케미칼이 따로 떼어내 매각하려는 약 50억달러(5조3000억원) 규모의 세계 1위 기초화학 사업부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한 것.

11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주력 계열사인한화케미칼(53,000원 ▲2,800 +5.58%)을 통해 다우케미칼 기초화학 사업부 인수를 계획하고 최근 이 거래의 인수 자문사로 유럽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를 내정했다. 다우케미칼이 파는 기초화학 사업부 매각 자문사로는 미국 골드만삭스가 선정돼 지난해부터 실무를 진행 중이다.

다우케미칼은 1897년 허버트 헨리 다우에 의해 설립된 미국 기업으로 세계 화학제품 시장에서 독일 바스프와 함께 1, 2위를 다투는 메이저 플레이어다. 주력 사업은 전자재료 및 정밀화학(10%), 코팅제 및 건축자재(11%), 의약 및 농약(8%), 기능성 화학제품(37%), 석유화학제품(32%) 등으로 구성돼 있다.(이상 2009년 기준)

다우케미칼은 지난해 기초화학 사업군을 부분 매각 또는 분사하고 '케미칼'이란 단어가 들어간 현재 사명을 변경하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해 투자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이익 기여도가 낮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기초화학 사업을 비핵심으로 지목해 분할 및 매각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기초화학 제품은 시장에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면서 다우케미칼의 자국 내 경쟁사라고 할 수 있던 듀폰도 사업을 접었다. 다우케미칼의 최고경영자(CEO) 앤드루 리버리스는 "농업바이오·전자 등 이익 기여도가 높은 첨단기술 산업에 집중하려고 플라스틱 등 기초화학 사업을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우케미칼은 국내에서도 친숙한 이름이다. 1969년 충주비료와 절반씩 자본을 대 한양화학(현 한화L&C)을 세웠다. 1975년에는 국내 화학 산업계에서 최초로 100% 외국 투자사인 한국다우케미칼을 세우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다우케미칼이 세웠던 상기 회사 두 곳을 1982년 모두 매입해 현재의 한화케미칼로 만들었다.

한화그룹은 주력인 한화케미칼의 기초화학 부문을 육성하기 위해 이번 인수전을 기획했다. 한화는 다우케미칼의 한국 내 투자사들을 사들여 한화케미칼이라는 1위 화학기업으로 육성한 공로가 있다. 때문에 다우케미칼의 신뢰를 얻어 매각자 측에 경영능력이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한화케미칼 유화사업부 실적개황 (ⓒ한화)
↑ 한화케미칼 유화사업부 실적개황 (ⓒ한화)

한화는 5조원 규모의 다우케미칼 기초화학 부문을 모두 인수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고 보고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시가총액 3조원인 한화케미칼이 5조원 규모 M&A를 진행하는 것은 기존 주주들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한화는 매물의 일부 일부 제조부문을 부분적으로 인수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케미칼은 이번 인수전을 위해 투자여력을 갖추려 최대 5억달러 규모의 GDR(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을 계획했다. 부채비율을 150%대로 떨어뜨려 재무여력을 증강하고 조단위의 해외 M&A를 수행할 의도다.

다우케미칼 인수전은 세계 M&A 시장에서도 상반기 가장 뜨거운 거래로 지목된다. 관련 시장이 다우케미칼과 듀폰 등의 이탈로 재편성될 경우 제품 공급과잉이 줄어들고 새로운 호황이 올 수도 있다는 예상에서다. 10여 곳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이 거래에 앞 다퉈 달려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화학사업부가 꾸준한 이익을 내고 기존에 우려가 깊었던 태양광 사업이 소폭의 영업흑자를 내면서 실적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조8636억원의 매출액과 97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금 창출력을 뜻하는 상각 전 영업이익은 4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도 장치산업 특성상 대규모 생산시설(태양광 등) 투자를 집행해 실제 이익 규모를 줄이고 미래 성장 동력을 키웠다.

↑ Dow chemical image (ⓒDow)
↑ Dow chemical image (ⓒDow)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사업이 예상했던 궤도에 올랐다고 자평하고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화학 분야를 M&A와 시설투자로 확대할 의지를 가졌다. 지난해 2000억원을 투자해 여수공장 증설에 나섰고 연간 염소 12만 톤, 가성소다 13만 톤, EDC(에틸렌 디클로라이드) 20만 톤 증설을 계획했다.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1위를 수성할 목표다. 이 회사가 이번 M&A에 성공하면 염소나 가성소다 등 기초화학 분야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한화 관계자는 "최근 내부 실무자들이 김승연 회장 복귀와 함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굵직한 사업 확대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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