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의선의 이노션 지분 40%, MSPE-SC은행이 산다

[단독] 정의선의 이노션 지분 40%, MSPE-SC은행이 산다

박준식 기자
2014.04.08 06:25

공정거래법 강화에 보유분 모두 정리키로…4000억 확보해 그룹 지배권 강화

현대기아차그룹의 3세 승계권자인 정의선 부회장이 자신의 이노션 보유 지분 40%를 모간스탠리 프라이빗에퀴티(MSPE)와 스탠다드차터드은행(SC)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약 4000억원으로 정 부회장은 이를 전액 현금으로 받아 그룹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7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MSPE와 SC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 부회장이 보유한 40%의 이노션 지분을 각각 30%와 10%씩 매입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해당 금융사(사모투자전문회사 구조)는 현재 국내 은행계에서 인수자금에 필요한 금융을 조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광고대행사인 이노션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가진 개인 회사였다. 정몽구 회장이 20%, 정의선 부회장이 40%, 큰 딸인 정성이 고문이 40%씩 나눠가지고 있었다. 이 가운데 정몽구 회장이 20%를 사회 환원을 위해 약속한 출연금조로 정몽구재단에 기부(2013년 7월)했고 이중 10%가 지난해 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PEF에 매각됐다.

현대차그룹은 올 초 정 회장에 이어 정 부회장의 40% 지분도 매각 작업에 나섰다. 이노션의 성장 전망은 밝지만 지난해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그룹 총수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을 보유한 회사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강화된 법규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계열사 간 거래비중이 200억원을 넘지 않아야 하고 매출비중도 12% 아래여야 한다. 하지만 이노션의 내부거래 규모는 2000억원이 넘고 비중도 전체의 과반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다른 계열사에 지분이 없는 정성이 고문은 이노션 지분 40%를 계속 가지고 있어도 문제가 없지만 정 부회장은 관련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MSPE는 지난해 정몽구재단이 이노션 지분 10%를 매각할 때도 인수 후보로 나섰지만 고민 끝에 해당 지분 인수를 포기했다. 정 부회장이 매각할 40%를 노리고 작은 지분을 마다한 것이다. MSPE는 2006년 말 현대차그룹이 현대로템의 부실화로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2000억원의 뭉칫돈을 투자해 현대로템을 정상화하는데 기여한 신뢰 있는 파트너로 평가된다. MSPE는 지난해 현대로템의 IPO(기업공개) 성공으로 올해 말 투자금의 5배 회수를 기대하고 있다.

MSPE는 정 부회장의 매각 지분 인수전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미국계 KKR을 제압하기 위해 SC은행과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SC금융그룹은 최근 사모펀드 사업부(PE) 부문이 두산그룹과 구조조정 거래를 함께 하며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최근 효성의 페트(PET)병 제조 사업부와 테크팩솔루션 인수전에도 발을 들이며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거래에는 SC은행의 상품 사업부가 중수익 중위험 구조의 메자닌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MSPE와 신뢰관계를 고려해 이노션 지분 40% 매각을 진행하면서 이례적으로 연간 8%의 수익률 보장도 내부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5년 후 이노션을 주식시장에 상장해 최소 8% 이상의 복리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배려한다는 의미다. 거래 관계자는 "현대차와 MSPE가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정의선 부회장은 이 지분을 팔아 그룹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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