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말 두달만에 뒤집은 삼성SDS, 상장 속내는?

CEO 말 두달만에 뒤집은 삼성SDS, 상장 속내는?

강미선 기자
2014.05.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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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성장 한계…자본력 갖춰 글로벌ICT 기업 도약…후계구도 해석 부담에 상장 '쉬쉬'

전동수 삼성SDS 대표이사
전동수 삼성SDS 대표이사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올 3월14일 열린 삼성SDS 주주총회. 전동수 대표이사는 상장에 대한 주주들의 잇단 질문에 이같이 일축했다. 오랜 기간 비상장 주식을 들고 속을 끓이면서도 '삼성'이란 이름에 '대박'을 기대해왔던 소액주주들은 곳곳에서 한숨을 터트렸고 고성도 오갔다. 전 대표는 오는 9월 비상장주식시스템인 프리보드 개편으로 출범하는 K-OTC(장외주식시장)에 대해 "운영방안 대응책이 마련되는 대로 공시하겠다"고도 말했다.

8일 오전 8시5분. 삼성SDS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할 얘기가 있으니 회사 기자실로 와달라는 것. 이어 1시간여 뒤 회사측은 "연내 상장을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주들 앞에서 새 사업연도의 주요 경영전략을 밝히는 무거운 자리에서 대표이사가 내뱉은 말은 두 달도 안 돼 180도 뒤집혔다.

그 동안 삼성SDS 상장에 대해 회사는 물론 그룹측도 적극 부인해왔다. "검토조차 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실탄'이 충분한데 왜 굳이 상장을 하겠냐고 오히려 반문해왔다. 증권가와 관련업계에서는 삼성SDS의 상장을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며 점쳐왔지만 정작 '주인공'은 '남의 일'이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국내시장 한계…글로벌 투자 확대로 경쟁력 ↑

그랬던 삼성SDS가 왜 갑자기 상장계획을 밝혔을까. 이날 회사가 밝힌 상장 추진 배경은 글로벌ICT 기업 도약. 해외사업을 키워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상장을 발판으로 대규모 자금과 인력 유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상우 삼성SDS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는 "국내 공공시장에서 재벌계 IT업체를 참여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해외로 나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서 우리 시장을 찾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기존 단순 IT서비스 사업수주와 유지관리를 넘어 IBM 등 글로벌기업처럼 자체 솔루션과 기술을 바탕으로 헬스케어, 통신, 소매 등 다양한 분야의 해외사업에 도전하겠다는 것. 삼성SDS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해외법인 추가 설립 등 조직을 확대하고 국내외 M&A(인수합병)을 본격 진행할 것을 보인다. 특히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사물인터넷), 보안 등 다양한 신기술 투자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실제 삼성SDS는 국내 1위 IT서비스 기업이지만 국내시장에서 성장에 한계를 보여왔다. 지난해(연결기준) 매출은 7조원으로 전년대비 15% 늘었지만 영업이익(5056억원), 순이익(3260억원)은 각각 9%, 20% 줄었다. 대기업의 공공사업 참여제한과 일감몰아주기 규제, 제조 및 서비스 산업 경기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삼성SDS는 지난해 국내 공공시장과 대외 금융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발빠르게 국내 사업을 접었지만 이를 대체하기 위해 해외시장과 신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아야하는 절박감도 그만큼 커졌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올해 20조2000억원 규모로 3% 성장에 그치지만 글로벌 IT서비스 시장은 1조2280억달러로 8.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ICT솔루션 등 신규영역은 27.5%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IT서비스 기업들이 최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 R&D투자를 늘리고 발빠르게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삼성SDS도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자본조달의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상장이 발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지난 1월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4 삼성 신년하례식' 참석을 위해 입장하고 있는 모습./사진=이기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지난 1월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4 삼성 신년하례식' 참석을 위해 입장하고 있는 모습./사진=이기범 기자

◇오너일가 상장차익·후계구도 해석…회사측 '선긋기'

삼성SDS는 이날 상장과 관련 시종일관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삼성그룹의 후계 및 지배구조와 연결 짓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업계에서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현재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지분 22.58%(1747만2110주)를 보유한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0.01%, 9701주), 이재용 부회장(11.25% 870만4312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9%, 301만8859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3.9%, 301만8859주) 등 오너 일가도 주요주주다.

삼성가 3세들이 삼성SDS를 상장시켜 재원을 마련, 계열분리 과정에서 핵심 계열사 주식을 사들이는 데 쓰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최근 삼성 계열사들을 잇달아 사업부문 분리·합병 등을 추진,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면서 이같은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이 나쁜 일도 아니고 기업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며 "어제까지도 안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말을 뒤집은 것은 오너 일가가 주요 주주로 포진해 있어 지분가치, 상장차익 등에 대한 평가가 나오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재용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은 1999년 삼성SDS가 발행한 분리형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해 주주에 올랐다. 당시 발행된 BW는 주당 7150원에 신주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것. 이 부회장 등은 이 BW로 삼성SDS 주식을 주당 7150원에 인수했다. 현재 삼성SDS의 장외시장 거래 가격은 14만∼15만원. 이 가격을 감안하면 7000원 수준에 주식을 받은 이 부회장은 15년만에 투자액의 20배에 달하는 1조원 넘는 상장 차익을 거두게 된다.

삼성SDS가 그룹 관계사들의 일감을 도맡아 하면서 오너 일가들의 지분가치를 키워왔다는 평가도 부담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장 계획에 대해 회사가 나서 속시원히 밝히기 힘들었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삼성SDS도 이날 "상장 이후 대주주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호예수 때문이 아니더라도 세간의 이목이 있어 상장 직후 대주주들이 주식을 현금화하긴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난 뒤 계열사 주식 매입이나 세금 납부 등을 위해 얼마든지 대주주가 주식을 팔 수 있다"며 "상장 계획도 결국 회사가 말을 뒤집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삼성SDS 주주구성/자료제공=금융감독원
삼성SDS 주주구성/자료제공=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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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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