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콘텐츠+카카오 플랫폼 "시너지"…카카오 김범수-네이버 이해진 '정면승부'

"우리 합병은 연애." 국내 인터넷 포털 2위다음(50,000원 0%)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과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업체 카카오가 26일 합병을 발표했다. 합병으로 시가총액 4조원대의 공룡IT회사가 탄생하는 것.
합병법인 '다음카카오'는 다음의 콘텐츠, 서비스 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과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파워를 결합해 안방을 넘어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다음과 카카오는 이번 결합을 '연애결혼'에 비유하며 "자식을 낳듯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다음카카오의 방향성"이라고 밝혔다.
◇다음-카카오 합병 왜? "살기위한 결단"
다음과 카카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연내 합병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합병은 약 1:1.556의 비율로 피합병법인 카카오의 주식을 합병법인 다음의 발행 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카카오가 다음을 통해 우회상장 하는 셈. 통합법인 명칭은 '다음카카오'로 공동대표 형태로 운영된다.
양사의 합병은 "생존을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만년2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변화가 절실했던 다음과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승승장구했지만 글로벌 성장 한계에 봉착한 카카오는 새로운 엔진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다음은 합병을 통해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장착하게 됐다. 다음은 국내 IT업계 1세대로 20살 성년으로 자랐지만 최근 3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며 자존심을 구겨왔다. 업계 1위 네이버에 웹 검색 점유율이 7:3으로 밀리고 모바일에서도 구글에 2위 자리를 내줬다. PC에서 모바일로 매체환경이 바뀌면서 새 먹거리를 찾아야했지만 쉽지 않았다.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은 카카오톡에 밀려 고전해왔다.
하지만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으로 37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스토리, 카카오그룹 등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키울 수 있게 됐다.
한편 카카오는 국내에서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성장했지만 해외에선 위챗, 라인 등에 밀려 힘을 못써왔다. 최근에는 주 수익 사업인 게임부문 마저 정체돼 새 날개가 필요했다. 특히 부족한 마케팅 비용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면서 상장을 통한 자금유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으로 카카오는 자금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다음의 콘텐츠 경쟁력 등을 확보하게 됐다. 전세계 이용자들이 카톡으로 다음 콘텐츠를 보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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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맨파워'도 카카오가 합병을 택한 배경 중 하나다. 카카오는 신규사업을 위한 인력수급이 원활치 못해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1000명을 채용하려 하는데, 채울 수가 없었다"고 토로하곤 했다. 통합법인 직원은 다음 2600명과 카카오 600명을 합쳐 약3200명. 1600명 수준인 네이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는 "매출·이익은 늘지만 자생적 성장에 한계가 있고 한명씩 직원을 뽑고 새 사업을 하면 오래 걸린다"며 "해외에서는 큰 일이 빠르게 벌어지는데 지금 속도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질 것 같았고 다음과 같이 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장기적 목표로 '수익을 내는 100만 파트너'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카카오 생태계 연관 매출 10조원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어서 모바일 생태계가 성숙할 수 있도록 플랫폼 사업자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세훈 다음 대표는 "양사는 서로 부족한 점을 각자의 강점으로 갖고 있고 참여와 개방, 공유의 정신과 수평적 기업문화 등 주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며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범수-이해진, 동지에서 라이벌로
통합법인 다음카카오가 네이버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면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승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의장은 통합법인인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지분율 39.8%)가 된다. 기존 다음 최대주주였던 이재웅 창업자의 지분은 14.16%에서 4% 이하로 낮아진다. 이해진 의장과 국내 1위 포털 NHN(현 네이버)를 공동창업했던 김 의장이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국내 포털업계로 복귀하는 것.
이 의장과 김 의장은 서울대 86학번 동기로 1992년 나란히 삼성SDS에 입사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김 의장이 1998년 삼성SDS에서 먼저 나와 한게임을 창업하고, 이 의장은 이듬해 네이버를 설립했지만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 합병으로 둘은 '동지'가 됐다.
이후 김 의장은 2007년 NHN 대표에서 물러나 2010년 카카오톡을 출시, 모바일 신화를 써내려갔다. 하지만 이 의장의 네이버 라인은 국내에서 카카오톡에 밀리면서 1라운드 경쟁은 김 의장이 이 의장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라인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카카오톡은 국내 성장세를 해외에서 이어가지 못했고 반면 라인은 현지화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메신저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라운드는 이 의장이 승기를 잡은 것.
3라운드는 IT공룡으로 출범하는 다음카카오의 사업전략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를 등에 업은 다음이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정면승부를 벌이고 카카오톡도 글로벌 시장에서 라인을 맹추격할 것"이라며 "다음카카오 통합법인이 모바일을 비롯한 IT 전 영역의 플랫폼 사업자를 지향하고 있어 네이버와 한판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