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삼성株 급락과 '행오버'

[내일의전략]삼성株 급락과 '행오버'

임동욱 기자
2014.06.09 16:55

투자는 심리 게임이다. 어제까지 시장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던 종목들이 오늘 찬밥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모두 시장참여자의 마음 속 '생각의 변화' 때문이다. 한쪽 방향으로 흐르던 사고의 흐름이 갑작스레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흐를 때 시장은 비명을 지른다.

9일 코스피 시장은 치열했다.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0.27%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개별 대형종목들의 변동폭은 컸다. 그동안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해 왔던 삼성그룹주 상당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그동안 시장 상승흐름에서 한발 비켜있던 종목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로 분류됐던 종목은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3.29% 하락하며 하루새 시가총액 7조703억원이 증발했고 그룹 개편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물산은 7.49%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9216억원이나 줄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4.53% 하락했다.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던 삼성물산우선주와 삼성전자우선주는 각각 8.7%, 4.43% 빠졌다.

삼성그룹주는 아니지만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으로 주가가 함께 올랐던 KCC와 현대글로비스, SK C&C도 이날 각각 3% 이상 급락했다.

반대로 그동안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분류됐던 삼성그룹 소외주들의 주가는 상승했다. 삼성중공업 우선주가 6.16% 급등한 가운데 삼성중공업과 삼성전기는 각각 3.04%, 2.11% 올랐다.

삼성주 랠리에 기가 죽었던 종목들도 이날 한풀이에 나섰다. NAVER가 3% 이상 오른 가운데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화학주와 롯데쇼핑,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유통주도 큰 폭으로 올랐다. 철강금속, 건설업종도 강세였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보도에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며 "그동안 시장이 삼성 때문에 올랐는데 오늘은 정반대의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결과적으로 종목들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달라졌다. 철썩같이 믿었던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밑그림이 희미해졌다는 판단에 시장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오히려 이날 1010원대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의 여파나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효과는 조용히 묻히는 분위기다.

한 시장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어디 하루에 7% 이상 급락할 만한 종목이냐"며 "시장의 방향을 짐작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인간의 심리는 신비하다. 큰 사건에도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도 사소한 변화의 조짐이나 발견에 들뜨기도 한다. 세계적인 금융그룹 설립자 J.P 모간은 "그것들은 변동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의 말대로 종목의 시세, 시장의 시각,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마음은 계속 변한다.

이날 오전 가수 싸이(PSY)의 신곡 '행오버'의 뮤직 비디오가 세상에 공개됐다.

한국의 음주문화를 코믹하게 담은 '행오버' 뮤직 비디오에 자사의 제품이나 브랜드가 등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탔다. '행오버' 뮤직 비디오에서 맥주 'd'와 소주 '참이슬'이 비중있게 노출된 하이트진로 주가는 4.98% 급등했다. 편의점 GS25의 로고가 노출된 GS리테일은 이날 1.98% 올랐다. 노래방 기기 업체인 TJ미디어는 이날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싸이의 소속사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5.98% 급락했고 싸이의 부친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아이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템플턴 플랜'의 저자 게리 무어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넘어서기가 얼마나 어려운 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성공적인 투자란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에 새로운 해답을 구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인내력과 함께 시장을 탐색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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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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