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돈 냄새가 난다…쇼핑 시작하나

[내일의전략]돈 냄새가 난다…쇼핑 시작하나

임동욱 기자
2014.06.10 17:16

돈 냄새가 난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주식시장은 여름철 쇼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쇼핑의 묘미가 '할인'에 있는 만큼 그동안 소외됐거나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종목을 건지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10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09%, 1.64% 상승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오랜만에 손을 잡고 '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바이코리아'는 이미 시동이 걸렸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13일 이후 19거래일 연속 주식을 사들이며 총 3조2619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의 경우 외국인은 지난 3일 이후 4거래일째 '사자'에 나서며 610억원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계속 주식을 내다팔던 기관도 이날 '사자'로 방향을 바꿨다.

시장의 큰 손, 즉 주요 매매주체들이 함께 쇼핑에 나서면 물건 값은 뛰기 마련이다. 1990선 방어가 위태롭던 코스피 지수가 이날 2010선을 비교적 손쉽게 회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를 견인한 주도 업종은 전기전자와 증권주였다. 이날 외국인은 전기전자 종목을 921억원 순매수했고 기관은 증권주를 27억원 순매수했다.

LG이노텍(380,000원 ▲39,000 +11.44%)은 이날 7.63% 오르며 시가총액 3조원을 돌파했고LG디스플레이(12,660원 ▲860 +7.29%)는 6.4% 급등했다.LG전자(118,400원 ▲1,200 +1.02%)도 3.58% 오르는 등 이날 LG그룹 전자주 3인방은 초강세를 보였다.SK하이닉스(1,027,000원 ▲29,000 +2.91%)는 2.71% 오르며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삼성전자(206,000원 ▲2,000 +0.98%)는 1.92% 오르며 전날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증권주도 날았다. NH농협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4.41%, 4.28% 오른 가운데 키움증권, KTB증권, 삼성증권도 각각 2%대 강세를 기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여전히 증권업황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내놨던 2분기와 3분기 대비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차별화 포인트"라며 "최근 건설주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IT업종 역시 비슷한 논리다. 최근까지 IT종목들의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주가를 억눌러 왔다. 그러나 최근 이들 종목들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종목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심리'의 변화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G3가 시장의 예상만큼 팔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프리미엄 시장을 염두에 둔 진단이다.

하지만 시장은 '긍정적인 면'을 찾기 시작했다. 본래 IT업종은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최근 같이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질 때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주가 움직임은 환율에 둔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보다 너그러워진 모습이다.

김 팀장은 "SK하이닉스, LG전자 등은 지난해까지 절대적으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소외주 취급을 받았던 종목"이라며 "최근 시장이 이들 종목을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은 '쇼핑'을 위한 논리를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5일 유럽중앙은행(ECB)가 발표한 통화정책 패키지가 유로화 유동성을 늘리고 풍선효과를 일으키며 이머징 시장까지 밀어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 같은 '쇼핑'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다.

'쇼퍼'들의 방점은 대형주에 찍혀 있다. 이날 상승률 면에서 코스닥이 코스피를 0.55%포인트 앞질렀지만 시장은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 정도로 보고 있다.

김종진 서울밸류투자자문 대표는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이 좀 부담스러워 6개월 전과 비교할 때 좋은 기회를 찾기 쉽지 않다"며 "반면 대형주들은 크게 오른 것으로 볼 수 없어 보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풍부한 유동성 속에서 증시가 박스권을 넘어 '써머 랠리'로 이어질 수 있을 지 주목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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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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