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모호한 시장..'나무 대신 숲' 봐야

[내일의전략]모호한 시장..'나무 대신 숲' 봐야

임동욱 기자
2014.06.18 16:20

주식 투자를 하려면 머리가 아픈 세상이다. 외국의 중앙은행 총재 말 한 마디에 글로벌 증시 분위기가 싹 바뀌고 하루가 멀다하고 지구촌에서는 '사건'들이 터진다. 우리나라 경제상황이 평온하더라도 밖이 시끄러우면 우리도 덤터기를 쓴다.

이런 '트라우마'에 우리 증시는 글로벌 시장의 '빅 이벤트'를 앞두고 긴장하는 버릇이 있다.

18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2.06포인트(0.60%) 내린 1989.49로 마감했다. 2000선에 올라선 지 하루 만에 1990선 아래로 밀려났다. 장중 내내 눈치보기를 하던 외국인이 막판 '사자'로 16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기관은 1525억원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이날 기관은 사모펀드가 594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가운데 투신과 연기금이 각각 365억원, 260억원 순매도했다. 투신권의 펀드 환매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화된 반면 사모펀드는 집중적인 순매도에 나선 셈이다.

외국인은 눈치를 보고 있다. 이날 장 마감 직전 약 250억원 규모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매수우위로 장을 마감했지만 외국인은 장중 수차례나 순매수-순매도를 왔다갔다했다. 이번주 들어 외국인들이 3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매수 강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장세에 대해 '모호하다'는 반응이다. 외국인이 연일 주식을 사고는 있지만 강도가 약해 지수를 견인할 만한 에너지는 되지 못하고 있다. 기관은 펀드환매 강도가 약해졌지만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몇 시간 뒤 발표될 미국 연준의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우려감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지난주 영국 중앙은행 총재가 조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로 인해 미 연준의 입장이 바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다만 '회복'에 방점이 찍혔던 주요국 경제상황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로 0.8%포인트 낮췄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MF가 큰 폭으로 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을 보면 (경제회복이) 쉽지 않은 것 같다"며 "(회복의) 강도가 예상보다 약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시장 움직임은 연속성을 갖은 추세로 보기 어렵다"며 "시간을 좀 길게 갖고 시장을 넓게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회복이 빨라지면 그만큼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반대로 경기회복이 더디면 유동성 효과를 좀 더 길게 누릴 수 있다. 어떤 것이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하루 하루의 시장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나무 대신 숲'을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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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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