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강세장보다 중요한 것

[기자수첩]강세장보다 중요한 것

김지민 기자
2014.07.28 16:09

"주식이 뭐라고 생각합니까."

한 자산운용사 임원이 얼마 전 펀드매니저를 뽑는 자리에서 면접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신입도 아닌 경력직 지원자에게 던진 질문 치고는 너무 쉬운 듯했지만 놀랍게도 지원자들 대다수는 면접관이 원하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임원은 "주식이 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않은 펀드매니저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얘기는 비단 펀드매니저만이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등락에 심리적 동요를 크게 느낀다. 개인투자자들의 시계는 코스피가 '언제까지, 얼마나' 오를지에 맞춰져 있다. 그러다보니 차익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들고 있던 주식을 팔고 펀드는 환매한다. 막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한 순간에 참지 못하고 추가 차익을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코스피가 2000 돌파를 시도하던 올 초에도 그랬다. 깔딱고개를 넘길만하면 투신권의 매도로 추가 상승이 좌절되는 일이 반복됐다.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지금 수준에서라도 차익을 실현하자는 현실론이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를 부추긴 탓이다.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는 요즘 투신권 환매가 수그러들기 시작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이 2000~2050으로 규정된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더라도 환매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투자자들의 이 같은 투자행태를 일방적으로 탓할 수는 없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박스권 상단에서 펀드 환매 압력이 커지는 것은 더 이상 기대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한편으로 증시의 펀더멘털 개선을 위한 노력 등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주식 투자에서 수익을 얻기 위해 개인투자자 각자가 해야 할 일은 분명히 있다. 미국 월가에서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코리아펀드를 운용했던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주식을 사는 것은 기업의 가치를 사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 때 주가의 움직임에 좌우될 수 없다"며 "샀다 팔았다 하는 것이 주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지금, 단순히 강세장을 누리겠다는 가벼운 생각이 아니라 주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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