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유자금이 좀 생겼는데 투자할만한 코스닥 기업 몇 개 추천해줘라."
증권부(코스닥팀)로 옮긴 지 6개월이 지나도록 주식에 대해선 얘기 한번 꺼낸 적 없던 친구 한명이 최근 부탁한 내용이다. 진작부터 경제신문에 몸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생전 재테크와 관련해 상의한번 없던 터라 그 배경이 궁금했다. 대답은 싱거웠다.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은행에 묵혀뒀던 돈이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니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크게 한번 손해를 본 뒤로는 주식에 눈도 돌리지 않았다"면서 "우리같은 월급쟁이가 소액으로 크게 재미를 볼 수 있는 게 그나마 코스닥 주식에 투자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요즘 이 친구처럼 과거 코스닥 시장에서 쓴맛(?)만 보고 주식시장을 떠났다가 다시 귀환을 노리는 40대 안팎의 지인들의 움직임이 심심치 않게 감지되고 있다.
물론 부동산을 비롯해 목돈을 만들 수 있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환경 탓이기도 하지만 그 만큼 코스닥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실제로 개인투자자 비중이 90% 안팎인 코스닥 시장은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29일 570.20에 장을 마감했다. 올 들어 70.21포인트(14.04%) 오르면서 지난 4월18일 기록했던 연중 최고치(571.23)에 바짝 다가섰다.
증권가에선 연고점 돌파에 대한 기대가 고조된 상황이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연말까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은 코스닥 상승기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코스닥은 연말까지 지난해 고점수준인 588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비중 증가가 코스닥 수급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갑보 교보증권 스몰캡 팀장도 "삼성전자 등 대형주 실적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자금이 저평가된 코스닥 종목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코스닥에 성장성이 높은 중국관련 소비재 종목에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을 둘러싼 상황도 나쁘지 않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빚을 내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8월28일 기준)가 2조5000억원을 넘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유가증권 시장의 신용융자 잔고인 2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코스닥 상승장에 베팅하는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직전 단계의 자금인 예탁금 평균액도 8월 들어 증가하고 있고, 증권사에 신규로 개좌를 트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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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 대해 "꼭 '로또'같은 대박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를 하면 목돈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한 직장인 친구의 바람이 현실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