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 떨고 있니? 매서워진 금감원에 떠는 증권가

[단독] 나 떨고 있니? 매서워진 금감원에 떠는 증권가

반준환 기자
2014.09.04 06:07

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가 부쩍 강화되면서 여의도 증권가 임원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연이어 정기검사를 받고 있는 중인데 조사를 나온 금감원 직원들의 눈초리가 몰라보게 매섭게 변했다는 전언이다.

조사강도는 특별검사 수준으로 높아졌고 예전에는 가벼운 '주의조치'로 넘어갈 수 있었던 업무과실도 '중징계' 대상에 오르는 등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최근 증권사 주요 수익원이 되고 있는 투자은행(IB)과 채권영업 부문이 집중조사를 받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4월 NH농협증권에 대한 특별검사를 실시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현대증권을 검사했고 이달 1일에는 KTB투자증권에 조사인력을 파견해 종합검사에 착수했다.

가장 긴장감이 감도는 부서는 IB와 채권영업을 담당하는 부서들이다. 금감원은 1개월 이상 진행한 NH농협증권 조사에서도 IB와 채권부문을 주로 검사했고 이번에 검사를 나간 KTB투자증권에서도 이 두 부문에 조사 인력 대부분을 배치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예전 금감원 검사는 일임매매와 관련한 불법·편법 여부와 투자자 손실처리 등 주식과 관련한 리테일 영업에서 주로 이뤄졌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검사 대상이 바뀌었고 요구하는 자료도 예전과 몰라보게 방대해졌다"고 말했다.

검사 방향이 바뀐 것은 예전 동양그룹 소속으로 부실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을 팔아 막대한 투자 손실이 발생한 동양증권의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피해자들이 금감원에 접수한 민원만 2만건이 훌쩍 넘었다.

주식거래의 경우 피해자가 일부에 국한되지만 채권에서 문제가 터지면 감당하지 못할 규모가 된다. 동양증권에 이어 KT ENS 불법대출과 관련해 NH농협증권에서도 다수의 피해자가 나왔다.

금감원이 IB쪽을 들여다보는 것은 최근 문제가 된 채권 대부분이 IB부서와 연관됐다는 판단에서다. NH농협증권의 경우 KT ENS와 관련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구조를 IB본부에서 짰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증권사 임원들이 느끼는 중압감도 커졌다. 특히 불완전판매 등 금감원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부분에서 과실을 지적당한 임원들은 일찌감치 퇴사를 생각할 정도다.

증권사 한 임원은 "최근 검사를 받은 모 증권사의 경우 IB담당 임원 뿐 아니라 실무자까지 모두 중징계를 받을 것이란 얘기가 돈다"며 "검사대상이 아닌 증권사들도 자체적으로 채권과 IB본부 문제를 점검할 정도로 상황이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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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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